파라다이스 미식 포럼 2026
세계적인 셰프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글로벌 미식 포럼 ‘넥스트 가스트로노미 코리아 2026’에 참석, 미식의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논의했다. 정희원 기자
“미식을 이기적으로 즐기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필립 포르 라 리스트 창립자)
파라다이스그룹이 미식의 다음 장을 논했다. 세계적인 셰프와 각 분야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문화와 과학, 웰니스,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는 미식의 미래를 조망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 12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글로벌 미식 가이드 라 리스트와 함께 글로벌 미식 포럼 ‘넥스트 가스트로노미 코리아 2026’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의 주요 화두는 ‘함께 누리는 미식’이었다.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는 미식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라 리스트 창립자이자 회장인 필립 포르 프랑스 대사는 이날 “장애인과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의 아이들, 소외된 이웃을 함께 돌아봐야 한다”며 “미식이 사회와 연결되는 구체적인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프랑스가 협력하고 라 리스트 역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정희원 기자
◆“포용은 함께 성장하는 것”
첫 번째 라운드테이블 ‘미식의 유산과 정체성, 그리고 포용의 가치’에는 ▲기욤 고메즈 전 프랑스 미식대사 겸 엘리제궁 총괄 셰프 ▲아모리 부르 르 뫼리스 총괄 셰프 ▲비키 청 VEA·WING 오너 셰프 ▲수팍손 ‘아이스’ 종시리 Sorn 오너 셰프가 참여했다.
고메즈는 엘리제궁 주방에서 25년간 일하며 자폐성 장애와 다운증후군 등이 있는 이들의 고용을 지원하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다운증후군이 있는 직원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는 모습을 보며 다른 직원들도 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는 일화를 전했다.
-기욤 고메즈 전 프랑스 미식대사 겸 엘리제궁 총괄 셰프가 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일한 경험을 소개하며 미식산업의 사회적 포용과 고용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고메즈는 “잘하려고 노력하는 직원이 늘어날수록 주방 전체가 더 좋아진다”며 “장애인 고용이 조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모리 부르도 “장애인 직원의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한 교육 방식이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동감했다.
임정택 히즈빈스 대표이사가 장애인 바리스타 양성 사례를 소개하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장애인 아닌 전문 바리스타”
두 번째 라운드테이블 ‘미식과 웰니스 그리고 미래적 가치’에는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우창윤 WIM 클리닉 대표원장 ▲윤화영 프레드므아 대표·총괄셰프 ▲임정택 히즈빈스 대표가 참여했다.
임 대표는 장애인 바리스타 양성을 통한 사회적 포용 사례를 소개했다. 히즈빈스는 바리스타 전원이 장애인인 사회적 기업이다. 현재 38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임 대표는 “히즈빈스는 장애인 고용 사실을 홍보 문구로 내세우지 않는다”며 “고객이 장애 여부가 아닌 커피의 맛과 품질로 평가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 “포용은 전문성의 기준을 낮추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전문성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과정의 속도와 방법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라며 “저 역시 대중적인 카페 대신 우리 브랜드를 택할 수 있도록 바리스타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동선 뇌과학자가 미식이 사회적 편견을 완화하고 사람 사이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장 박사 역시 임 대표의 경영 방식에 주목했다. 그는 “장애가 있음에도 전문적인 바리스타라는 점을 부각하기보다 그 자체로 뛰어난 전문가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라는 특정 집단으로 인식한 상대에게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거리를 둘 수 있다. 반면 전문성을 먼저 인식하면 선입견보다 그 사람의 능력에 관심을 갖게 되는 만큼, 이러한 접근이 사회적 편견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메즈는 토론 말미에 “이번 포럼은 미식의 가치를 맛과 조리 기술에서 일자리와 사회적 포용, 건강과 공동체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첫 씨앗을 뿌린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미식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대화와 협력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