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의외로 섬 대국이다.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삼면이 바다인 덕분에 세계적으로 섬이 많은 나라에 속한다. 현재 우리나라 섬은 3천390개인데 이중 유인섬은 480개다. 또 무인도도 2천910개에 달한다. 이 숫자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것이다. 지역으로 보면 가장 섬이 많은 지역은 전남으로 2천18개이며 전국 섬의 59.5%를 차지한다. 전북은 130개로 광역자치단체 중에는 5번째로 많다.
이렇게 섬이 많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우선 인구가 줄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섬 인구는 81만3천여명이다. 이는 우리나라 총 인구의 1.59%에 그치는 비중이다. 2020년초 10만여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자꾸만 섬이 위축되는 원인은 인구의 노령화, 교통·교육·의료 등 인프라 부족 등이다. 그리고 연안 여객선의 높은 운임 등 섬 생활 여건도 나쁜 편이다. 연안 항로 100개 가운데 2시간 30분 이상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항로만 31개에 달한다. 게다가 섬의 주업인 연안어업의 쇠퇴도 섬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섬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엇보다도 국가 영토의 선봉이다.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 영토인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의 분쟁만 봐도 섬의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깨달을 수 있다.
게다가 섬은 해양 관광 레저의 핵심 자원이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거기에 서려 있는 문화적 정체성까지 감안하면 섬은 무궁무진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거기에 고유의 문화나 역사적 스토리, 독특한 생활 양식 등도 섬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들이다. 경제적으로도 섬은 중요하다. 풍부한 수산자원에 요즘에는 해상 풍력 발전의 중심지 역할도 한다.
최근 대한민국 섬 박물관 건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섬 유산’을 전승해 다방면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지난달 한국섬진흥원은 ‘대한민국 섬박물관 필요성과 미래 방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여기서 참석자들은 섬의 유산과 삶, 생태 데이터를 디지털로 기록해 먼저 구조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이를 가상현실 등 실감형 콘텐츠로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더해 체류형 관광지 개발, 김 등 섬 생산물 소개와 마케팅, 유통 등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는 섬의 가치를 알리는 차원서 2019년부터 매년 8월8일을 섬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또 섬종합발전계획도 4차에 걸쳐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섬을 활성화하는 기대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섬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따라야 한다. 섬이 갖는 국방과 해양 자원 관리,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라는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그런 견지서 섬박물관 건립과 콘텐츠 제작은 서둘러야 할 화급한 과업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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