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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칼럼] 머스크의 ‘페이팔 마피아’와 이재명 정부의 ‘국민성...

머스크를 비롯한 페이팔 멤버들은 이 돈을 밑천으로 스페이스X·오픈AI·링크트인·유튜브·팰런티어 등 수십 개의 정보기술(IT) 업체를 세우고, 벤처 펀드를 만들어 페이스북·테슬라 등의 물주 역할도 했다. 이들이 바로...

[선임기자 칼럼] 머스크의 ‘페이팔 마피아’와 이재명 정부의 ‘국민성...

김창우 경제선임기자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은 2000년 창업한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을 2년 뒤 이베이에 15억달러에 팔았다. 머스크를 비롯한 페이팔 멤버들은 이 돈을 밑천으로 스페이스X·오픈AI·링크트인·유튜브·팰런티어 등 수십 개의 정보기술(IT) 업체를 세우고, 벤처 펀드를 만들어 페이스북·테슬라 등의 물주 역할도 했다. 이들이 바로 실리콘밸리 에인절 투자의 신화로 꼽히는 ‘페이팔 마피아’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성장 산업 육성과 모험자본 공급에 나선다. 이재명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인공지능(AI)·반도체·로봇·바이오 같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 4개월간 총 11건을 선정해 8조4000억원을 지원했다. 22일부터 시민들에게 판매를 시작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도 여기에 포함된다. 최대 40%의 소득공제, 손실 20%까지 정부 부담 등의 혜택 덕에 첫날부터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미 경제 전문지 포춘이 2007년 실리콘밸리의 샛별을 다룬 특집기사에 실은 페이팔 마피아 사진. [사진 포춘]

하지만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경기에 직접 플레이어로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일본에서 식민지 보상 자금을 받아내 포항제철과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했던 박정희 시대도 아니고, 정부 주도로 초고속인터넷망을 깔아야 했던 김대중 시대도 아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관료보다는 민간 전문가의 선구안이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국민성장펀드는 금융위원회가 주도한다. 민관 합동을 강조하기 위해 전략위원회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외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동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이 위원장, 펀드 시대를 연 박 회장, 바이오산업의 대부 서 회장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역대 정부에서 ‘관’이 주도하는 투자는 그럴듯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한 관련자들끼리의 나눠 먹기가 되기 십상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한국판 뉴딜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2.1%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경제를 대하는 자세다. 포용 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 더 높은 금리를 물리는 관치 금융, 투기를 막겠다며 아파트 한 채를 살 때도 구청 공무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관치 부동산 정책을 펴는 정부에게 최첨단 AI 투자를 맡기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라면 그냥 민간 기업이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다. 미국에 첨단 벤처 생태계를 구축한 ‘페이팔 마피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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