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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선관위 개혁, ‘개헌’이냐 ‘특검·감사’냐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및 투표 중단 사태’의 전말을 밝히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관 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선관위 개혁, ‘개헌’이냐 ‘특검·감사’냐

18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국정조사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및 투표 중단 사태’의 전말을 밝히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관 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여야 모두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선관위 개혁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해법을 두고는 ‘원포인트 개헌’과 ‘특검 도입 및 감사원 감사’로 갈라져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헌정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참사’로 규정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을 중심으로 선관위의 독점적 권력을 변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변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외부 감시를 받지 않는 선관위 구조를 바꾸기 위한 원포인트 개헌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2차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선관위 개혁이야말로 사태 원인을 해결해 재발을 막을 최종 목표”라며 야당의 동참을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권의 개헌 제안을 ‘정쟁용 블랙홀’이자 국면 전환을 위한 졸속 처방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헌법 개정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특검 수사를 통해 선관위 내부의 부실과 의혹을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행 헌법 체제 안에서도 특검을 통해 충분히 진상규명이 가능하다며 ‘야당 추천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상현 의원 또한 세미나를 통해 선관위원장 상근직 전환, 3명 이상의 상임위원제 도입, 여야 추천 상설 독립 감사위원회 설치 등 개헌 없이 법 개정만으로 가능한 실무적 대안을 제시했다. 배준영 의원은 “진단도 하기 전에 처방부터 하려는 돌팔이 의사 같은 행태”라며 민주당의 개헌론을 지적했다. 이러한 정국 속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발의한 원내 ‘1호 법안’이 야당 내부의 폭넓은 지지를 얻으며 선관위 개혁 논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한 의원이 22일 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은 선관위의 사무와 공무원 직무를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감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이 법안에는 친한계 의원들은 물론 국민의힘 내 당권파와 중진 의원들을 포함한 31명이 대거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며 힘을 실었다.

선관위를 외부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끌어내야 한다는 전제에는 여야 간 이견이 없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통령 주도의 개헌이라는 거대 담론을 밀어붙이고 있고, 야권은 특검과 감사원법 개정을 통한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압박을 원하고 있어 국조특위가 순탄하게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23일 첫 기관 보고부터 조사 방향과 증인 채택 등을 둘러싼 여야의 거친 주도권 싸움이 예고되면서 45일간 펼쳐질 국정조사 정국은 극심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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