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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진형 칼럼] 부동산 정책과 ‘의도치 않은 결과’

최근 정부는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 등 부동산 관계 부처의 부동산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재명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를 주관하는 등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좋은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고, 시장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서진형 칼럼] 부동산 정책과 ‘의도치 않은 결과’

최근 정부는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 등 부동산 관계 부처의 부동산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재명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를 주관하는 등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좋은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고, 시장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의도치 않은 결과(Unintended Consequences)’라고 한다. 좋은 의도로 만든 부동산정책이 소비자들의 행동 방식을 변화시켜 정책의 목적과 다르거나 오히려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19세기 영국은 인도 식민지에 위험한 코브라를 잡아오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포상금을 지급하자 인도 국민들이 집에서 코브라를 사육하기 시작했고 정부가 이를 알고 보상 정책을 없애자 코브라를 그냥 숲에 방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의 ‘쥐꼬리 정책’도 쥐꼬리를 가져오면 포상하는 제도를 시행했는데 일부 국민들은 꼬리만 자르고 다시 번식시켜 계속 포상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설계 의도와는 다르게 나쁜 결과를 낳는 규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동산정책도 정부에서 부동산을 규제하면 소비자들은 그 법의 취지에만 맞게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상황에 맞춰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이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을 한다. 따라서 부동산정책은 좋은 의도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제의 역설로 인한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부동산정책은 정책이 아닌 정치화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제의 역설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좋은 정책으로 포장돼 의도하지 않은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대차 3법이다. 단기적으로 이 정책은 임차인들에게 좋은 제도다. 그러나 임대차시장에서 임차인의 권리를 강화하면 임대인의 권리는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보면 4년마다 임대료가 급격히 상승하는 문제를 시작으로 임대주택시장에 진입하는 임대인의 감소로 인한 임대주택 공급 감소, 임대료 수입의 감소로 임대주택 품질 개선 미비, 임대주택 수요 감소로 인한 공급 축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임대차 시장에서 임차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임대주택의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기존 임차인들은 보호받았지만 신규 임차인들은 오히려 전세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전세가의 상승이나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오직 임대차 3법의 결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으나 일부 임대차 시장에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거주 의무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을 사면 거주의 목적으로 매수하고 실제로 거주해야만 한다는 좋은 정책이다. 이로 인해 실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혜택을 차등화하고 있다. 그런데 1주택자에게 부여하는 세제 혜택의 전제 조건인 ‘비거주 예외 요건’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예외 요건의 정량적 기준은 만들 수 있지만 정성적 기준은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옆집의 사건사고 발생과 같은 심리적 문제의 경우에는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1가구 1주택이라는 정책 역시 오랫동안 사회적 정의 실현을 위한 정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강남 3구의 집값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리고 자산에 여유가 있는 가구는 세대원 분리를 통한 다주택 소유로 부의 양극화를 가져오고 가구 분화를 촉진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1가구 1주택 정책을 이미 실현한 국가에서도 가구 분화의 제한, 주택 품질의 문제, 임대주택의 부족, 거주 이전의 불편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정책이 성공하려면 주거 안정이라는 정의 실현뿐만 아니라 정책이 국민들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선행돼야만 한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결과다.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부동산정책들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부작용이 없는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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