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투자 수도권 쏠림 심화…“지역서 창업·성장·정착 선순환 구축”
대구 AI·광주 에너지·대전 우주·울산 제조AI…지역 산업 연계 딥테크 전략 추진
4대 과기원 중심 창업 생태계 구축…2030년 세계 100위권 창업도시 5곳 목표
한성숙 중기부 장관이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시내 기자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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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중심 창업 구조를 바꾸기 위한 ‘창업도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지역 대학과 과학기술원에서 길러낸 기술 인재들이 결국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끊고, 지역 안에서 창업과 성장, 정착까지 이어지는 딥테크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1일 대구 DGIST 컨벤션홀에서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전략 발표회’를 열고 지역별 창업도시 전략과 정부 지원 방향을 공개했다. 중기부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0위권 창업도시 5곳 이상을 육성할 계획이다.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시작…물리적 공간 넘어 생태계 연결
중기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꺼내든 배경에는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있다. 지역 대학과 과학기술원에서 기술 인재를 양성해도 결국 취업과 창업은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지역 산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특히 딥테크 스타트업은 연구개발(R&D) 인력과 투자, 실증 환경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구조인 만큼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심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창업 생태계 역시 수도권 중심으로 많이 만들어져 있다”며 “4대 과기원에서 좋은 인재를 길러도 결국 좋은 회사로 취직하기 위해 수도권으로 가고, 창업마저 수도권 중심 생태계 속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원 중기부 창업정책관도 “현재 서울은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 20위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대전은 296위, 울산은 391위, 대구는 419위, 광주는 509위 수준”이라며 “투자와 창업 자원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젊은 인재들도 결국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 창업지원 사업이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와 창업 생태계를 동시에 바꾸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지역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대학·연구소·기업·투자기관·지방정부를 연결하는 ‘지역형 딥테크 생태계’ 구축이다. 지역에서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며, 투자와 실증까지 지역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창업도시 프로젝트는 물리적인 공간뿐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하며 기업이 어떻게 커나가는지까지 함께 만드는 공간과 시스템”이라며 “지역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 지방정부가 협력해 기술 인재 양성부터 창업·성장·정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우선 4대 과기원이 위치한 대구·대전·광주·울산을 선도 모델로 육성한다. 이후 추가로 6개 도시를 선정해 총 10개 창업도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원 방식도 기존 중앙정부 주도 방식과 달라진다. 중앙정부는 기본 계획과 자금을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산업 구조에 맞는 세부 전략을 수립하는 구조다. 각 지역은 대학·연구기관·창업지원기관·기업 등을 묶은 통합 거버넌스를 구축하게 된다.
사업화 자금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투자, 실증, 규제 개선, 인프라 등을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한다. 각 도시에는 향후 5년간 최대 200억원 규모 지원도 추진한다. 중기부는 단순 보조금 지원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연계된 기술 창업 구조 자체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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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유득원 대전광역시 행정부시장, 김정기 대구광역시장권한대행, 한성숙 중기부 장관, 김영문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서남교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이 창업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시내 기자
‘지역 산업-연구 인프라’ 연결…글로벌 창업 도시로 확대
이날 발표회는 각 지역이 산업 구조와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창업도시 전략을 공개했다. 공통적으로 지역 주력 산업과 딥테크 스타트업을 연결해 실증과 사업화가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대구는 DGIST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AI·로봇 기반 첨단 제조 AX(인공지능 전환) 도시 전략을 제시했다. 수성알파시티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을 활용해 로봇·모빌리티·의료바이오 분야 실증과 사업화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 제조 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한 오픈이노베이션 구조를 강조했다.
광주는 GIST와 AI 집적단지, 에너지밸리를 기반으로 미래모빌리티·에너지·AI반도체 중심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완성차 공장과 에너지 인프라, AI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자율주행과 기후테크 분야 실증을 확대하고 광주·나주를 연결한 광역형 창업도시 모델도 추진한다.
대전은 KAIST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우주·방산·바이오·AI로봇 분야 딥테크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초소형 위성·무인기·신약개발·의료로봇 등 연구개발 기반 스타트업 육성을 추진하며 지자체 최초 공공 VC인 ‘대전투자금융’을 통해 딥테크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울산은 현대차·현대중공업·SK에너지 등 대기업 산업 기반과 UNIST 연구 역량을 결합한 제조AI 중심 실증형 창업도시 전략을 제시했다. 미래차·자율운항선박·수소·2차전지·산업AI 분야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개방형 혁신 구조를 확대하고 실증과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지역 산업 기반과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실증 가능한 딥테크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단순 사무 공간이나 보육 프로그램 중심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과 연결된 기술 창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중기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의존형 창업 구조를 지역 분산형 구조로 전환하고, 창업도시 간 연계와 글로벌 창업도시 연결도 추진한다. 한 장관은 “처음에는 4개 도시로 시작하지만 이후 창업도시 간 연결과 글로벌 창업도시와의 연결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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