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주택조합에 가입했다가 집도 짓지 못한 채 투자금만 날리는 부동산 사기, 그동안 적지 않았는데요.
이번엔 집은 다 지어졌는데도 정작 그 건물을 지은 하청업체들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고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완공돼 분양 중인 다세대주택.
이 사업은 3년 전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처음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가 자금난으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시행사 전 대표는 새로운 투자사를 찾아가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KBS가 입수한 합의각서를 보면 원래 서류에는 하청 업체에 줄 돈이 11억 원 넘게 남아 있었지만, 투자사에 내민 서류에는 '0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위조한 각서에 속은 투자사는 60억 원을 투자했고, 두 번째 시행사와 시공사가 공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모두 공사 현장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시행사 전 대표는 투자금을 개인 계좌 등으로 빼돌렸고, 시공사도 일부를 빼돌렸다는 게 투자사 측 주장입니다.
[이진희/시행사 현 대표 : "내가 여기 들어와서 확인해 보니까 술로, 사치로, 여자로, 그리고 경마장 다니고 전부 이런 걸로 탕진한 거죠."]
결국 돈은 바닥났고, 공사는 또다시 멈췄습니다.
보다 못한 투자사가 추가로 자금을 대면서 공사는 가까스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다세대주택은 올해 초 완공됐습니다.
하지만, 이 건물을 짓는 데 참여한 하도급 업체 대부분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떼인 돈은 전기와 설비, 가구까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대.
하청업체 15곳의 전체 피해 금액은 10억 원을 넘습니다.
[하청 업체 관계자 : "사업을 영위하는 게 지금 사실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심지어는 요즘에 폐업까지도 생각하고 있고 그런 정도예요."]
시행사 현 대표와 투자사는 전 대표와 시공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는 시행사 전 대표와 시공사 측에 연락했지만 닿지는 않았습니다.
KBS 뉴스 고기욱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그래픽:문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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