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금융으로 영역 확대
플랫폼 의존도 심화 우려
플랫폼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생활비 흐름과 소비 패턴을 읽는 '일상 금융 거점'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핀테크 플랫폼이 결제 지원을 넘어 이용자의 생활비성 자금을 붙잡고 소비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이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생활비 흐름과 소비 패턴을 읽는 '일상 금융 거점'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가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지는 몰라도 생활비와 소비 데이터를 특정 플랫폼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들이 단순 결제 기능을 넘어 생활 금융 전반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의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이용자의 일상적인 금융 활동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려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일상 금융으로 플랫폼 체류 시간 늘리기
카카오페이는 개인 맞춤형 금융 피드백을 중심으로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자사 생성형 AI '페이아이' 서비스 중 하나인 'AI로 나만의 혜택 찾기'에 사용자의 결제 내역과 보유 혜택을 분석해 주는 '소비 리포트' 기능을 추가했다. '나만의 혜택 찾기'는 사용자가 보유한 카드와 카카오페이 할인 혜택과 조건을 분석해 결제 시 가장 유리한 결제 수단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가 결제 직전 가장 유리한 수단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소비 리포트는 결제 내역을 바탕으로 주간·월간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리포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결제 직전의 혜택 추천을 넘어 결제 이후의 소비 흐름까지 살펴보는 구조로 서비스 범위를 넓힌 셈이다.
이런 움직임은 비단 카카오페이에 한정되지 않는다. 같은 날 네이버페이는 우리은행과 함께 선보인 'Npay 머니 우리 통장'이 제공하는 연 4% 금리 혜택 적용 대상을 기존 30만 좌에서 75만 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Npay 머니 우리통장은 선불충전금인 'Npay 머니'를 우리은행에 예치해 최대 4% 이자와 함께 결제 시 최대 3%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 상품이다. 직접적으로 소비 습관을 분리하거나 관리하는 상품은 아니지만 선불충전금을 예치하고 결제로 이어지게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생활비성 자금을 플랫폼 안에 머물게 하는 기능이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혜택 구조 역시 주목할 만하다. 가입자는 통장에 예치된 Npay 머니로 온라인 결제 시 최대 3% 포인트가 적립되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최대 7%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순 예금 상품보다는 잔고를 플랫폼 안에 두고 결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설계에 가까운 셈이다.
토스는 세대별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공개하고 있다. 토스는 지난 7일 카드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지난 3월 소비 흐름을 살펴본 결과 도서·서점 결제금액이 직전 달 대비 약 30% 증가했으며 결제 건수 또한 1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화장품·뷰티 역시 대학교 개강 시기와 맞물려 결제금액은 약 25%, 결제 건수는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는 지난해 7월부터 800여 종의 신용카드 혜택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카드 라운지'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은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쉽게 소비 패턴과 혜택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카드를 알아볼 수 있다. 소비 흐름 분석과 금융상품 탐색 기능을 함께 제공하면서 생활 금융 접점을 넓히는 것이다.
이처럼 핀테크 업계는 생활 금융의 중심이 은행 예금이나 카드 사용 실적에서 △플랫폼 내 충전금 △소비 데이터·맞춤형 리포트로 서비스를 확대해 가고 있다. 이는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생활비 자금을 머물게 하고 소비 흐름을 읽는 '일상 금융 거점'으로의 진화로 풀이된다.
편의성 높아졌지만 데이터·쏠림·규제 과제도
이런 네카토의 전략은 '생활비 관리 기능'과 '소비 분석 기능'을 앞세워 이용자를 자사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생활 금융은 △송금 △결제 △가계부 △예금이 각각 따로 작동했다. 그러나 최근 핀테크 플랫폼들은 이 기능을 하나로 묶어 이용자의 생활비를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하고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 피드백까지 제공하는 중이다.
그러나 서비스 확장과 함께 과제도 부각되고 있다. 우선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이용자 인식이 변수다. 결제 내역과 잔고 정보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데이터 활용 범위와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제 내역과 잔고 정보가 개인의 소비 주기와 생활 방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정보인 만큼 이용자들의 민감도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플랫폼 의존도 역시 고려해야 할 지점이다. 금리와 포인트 혜택을 통해 잔고를 묶어두는 구조는 결제와 소비까지 동일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게 만들며 이용자 자금을 특정 플랫폼에 집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자로서는 자산 분산이 어려워질 수 있고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플랫폼 쏠림 현상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기존 금융권과의 역할 재편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다. 선불충전금이 예금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소비 데이터가 자산관리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실제 기능과 규제 적용 범위 사이의 간극이 커질 수도 있다. 금융상품에 준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기존 금융상품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향후 규제 정합성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네카토의 경쟁은 단순 결제 점유율 경쟁을 넘어, 누가 이용자의 일상 금융 흐름을 더 오래 붙잡아둘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다만 생활 금융의 플랫폼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데이터 활용, 플랫폼 집중, 금융권 역할 재편이라는 과제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선불충전금=
간편결제·가맹점 선불 이용권·교통카드 등에서 미리 충전해 두고 남은 잔액으로 재화 구매 전에 선불로 처리된다.
여성경제신문 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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