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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생 드라이브] "선 넘는 크로스오버가 왔다"...르노 '필랑트' 타보니

우선 쏘렌토와 비교했을 때는 주행 정속성과 실내 테크 감성에서 우위를 점한다. 쏘렌토가 전통적인 SUV의...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반영한 필랑트의 판매 가격은 기본 트림인 테크노(Techno)가 4331만원부터 시작한다. 편의...

[생생 드라이브] "선 넘는 크로스오버가 왔다"...르노 '필랑트' 타보니

낮고 날렵한 디자인 및 세단과 같은 승차감...리터당 18.3km 고연비 기록

그저 덩치 큰 SUV일 거라 생각했던 르노 '필랑트'의 첫인상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매끄럽고 납작하게 내려오는 루프라인 때문인지 차체가 꽤나 날렵해 보인다. 이 차가 정말 SUV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 차를 보고 '크로스오버'라는 단어의 참뜻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단순히 SUV 형태에서 키를 조금 낮춘 변종이 아니라, 세단의 안정적인 주행감과 SUV의 다재다능한 매력을 완벽하게 버무려내야 진짜 크로스오버라고 할 수 있다.

겉모습부터 묘한 호기심을 풍기는 이 차가 실제 도로 위에서는 어떤 감각을 전해줄지 궁금해졌다.

▲르노 필랑트. /신동민 기자

차를 먼저 한 바퀴 둘러봤다. 개성이 워낙 도드라지는 디자인이라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필랑트의 디자인이 워낙 독창적이다 보니 "이게 시장에서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을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느꼈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전면부 가운데 자리 잡은 '로장주' 엠블럼과 입체적인 그릴 패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측면으로 돌아가면 길게 뻗은 휠베이스와 짧은 앞뒤 오버행 덕분에 비율이 아주 매끈하게 빠졌다. 정지 상태에서도 차가 마치 달려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휠 하우스를 꽉 채우는 20인치 휠은 스포티하다. 후면부에는 좌우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가 차체를 더 넓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특히 테일램프 아래에 새겨진 필랑트 레터링이 이색적이다. 마치 굵은 사인펜으로 멋스럽게 쓴 필기체와 별 표식으로 포인트를 넣었다. 트렌디하고 팬시한 느낌이다.

실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대시보드를 꽉 채운 'openR 파노라믹 스크린'이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가 계기판과 중앙, 조수석에 각각 하나씩 자리해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여백 없이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모습이 영락 없는 요즘 차다.

시트와 도어 트림을 만져보니 나파 인조가죽 질감이 부드럽다. 필랑트는 내부 곳곳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고 하는데,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 느낌이 적고 차분한한 느낌이 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된 AI 음성 비서 'A.닷 오토'도 직접 써보니 공조기나 내비게이션 조작을 말로 척척 알아들어 운전 중 화면으로 시선을 뺏길 일이 없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 버튼을 눌렀다. 하이브리드답게 소음과 진동 없이 차가 눈을 뜬다. 필랑트의 파워트레인은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두 개의 전기 모터가 맞물려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시내 주행에서 엔진은 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을 맡고, 대용량 모터가 구동을 전담해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치 전기차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로 주행 질감이다. 속도를 꽤 높여 고속으로 뻗어 나가도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 소리나 노면 소음이 아주 적어 정숙하다. 가속을 올려도 엔진이 거친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하게 속도계 바늘만 올라간다. 모터에서 엔진으로 넘어가는 개입 시점도 매끄럽게 전환된다. 엔진 개입이 분명히 느껴지는 싼타페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필랑트에서 핵심은 노면 충격에 따라 감쇠력을 스스로 조절하는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과속방지턱이나 험한 요철을 넘을 때는 덜컹거리는 진동을 둥글게 걸러주고,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쏠림 없이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특히 조향 반응이 민첩해 운전자가 의도하는 대로 민첩하게 움직여준다.

▲르노 필랑트. /신동민 기자

필랑트는 운전하는 동안 높은 시야에서 오는 특유의 출렁임이나 불안감이 전혀 없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내내 승차감 좋게 잘 세팅된 준대형 세단을 타는 것처럼 안정감이 있다.

르노 필랑트의 주행 연비는 공식 복합연비(15.1km/L)를 훌륭히 상회하는 리터당 17~18km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를 확인해 보고자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오산까지 약 65km 구간을 달렸다. 도심의 정체 구간을 지나 고속화도로에 올려 하이브리드라는 의식 없이 평소처럼 편하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

교통 체증이 잦은 도심과 고속도를 넘나들다 오산에 도착한 뒤 확인한 계기판 연비는 18.3km/L를 기록했다. 차량의 체급과 호쾌한 가속 성능을 생각하면 칭찬하고 싶은 효율성이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 현대 싼타페와 비교했을 때 필랑트만의 무기는 확실하다.

우선 쏘렌토와 비교했을 때는 주행 정속성과 실내 테크 감성에서 우위를 점한다. 쏘렌토가 전통적인 SUV의 무난함과 묵직함을 강조한다면, 필랑트는 전기 모터의 개입이 훨씬 적극적이고 매끄러워 진동과 소음을 걸러내는 실력이 한 수 위다. 대시보드를 통째로 연결한 디스플레이의 시각적 만족감 역시 쏘렌토보다 훨씬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싼타페와 비교할 때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단연 디자인과 핸들링이다. 싼타페의 각진 박스형 후면 디자인이 시장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반면, 필랑트는 세련된 후면부 덕분에 새로움이 느껴진다. 주행할 때도 싼타페 특유의 출렁거리는 느낌 대신, 세단처럼 날렵하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주행 감각이 확실한 차별점이다.

▲르노 필랑트. /신동민 기자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고른다면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개입이 과한 편으로 느껴진다. 차선 중앙 유지에서 해당 시스템 간섭이 강해 스티어링 휠을 강한 힘으로 바로 잡으려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피로감이 조금 느껴진다.

소비자들이 차량을 선택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가격표는 상품성 대비 합리적인 선에서 묶였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반영한 필랑트의 판매 가격은 기본 트림인 테크노(Techno)가 4331만원부터 시작한다.

편의 사양이 풍부한 아이코닉(Iconic) 트림은 4696만원이다. 여기에는 대시보드 우측까지 꽉 채우는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openR 파노라믹 스크린에 기본으로 묶이고, 탁 트인 개방감을 주는 1.1제곱미터(㎡) 크기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헤드레스트 일체형 라운지 시트가 들어간다.

추가로 고요한 실내 공간을 완성해 주는 핵심 편의 사양인 이중접합 차음 유리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까지 이 트림부터 기본 적용되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끌어올린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은 4971만원이며,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아 소장 가치를 높인 한정판 모델인 에스프리 알핀 1955 트림 가격은 5218만원이다.

동급 경쟁 모델들의 풀옵션 가격과 견주어 보아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구성이다.

필랑트는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에만 4920대가 팔리며, 그랑 콜레오스의 월간 판매량(1271대)을 무려 3600대 이상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어 4월에도 필랑트는 르노코리아 전체 내수 판매량(4025대)의 53%에 달하는 2139대를 책임지며 브랜드를 이끄는 주력 모델로 자리했다는 평가다.

디자인과 주행성, 실용성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점이 필랑트를 '선 넘는 크로스오버'라 부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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