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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산적금융·증권下] PF 빠진 증권 IB…딜 확대에도 수익 감소

반도체와 인공지능 같은 혁신 기업으로 흘러간다. 은행은 혁신 기업의 파트너가 되려 한다. 증권사는 부동산... 한화투자증권은 부동산 PF를 추려 가져가면서 방산·반도체 등 전략산업 관련 투자와 금융을 동시에...

[생산적금융·증권下] PF 빠진 증권 IB…딜 확대에도 수익 감소

5개 종투사, 2028년까지 모험자본 20조3565억원 공급 계획

DCM 수수료 0.15%대 하락…크레딧 쏠림·우량 딜 부족 심화

대한민국 금융이 대전환을 시도 중이다. 생산적 금융이다. IMF 외환위기 때 금융권은 공적자금으로 살아났다. 위기는 넘겼다. 그 뒤로는 이자 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6년의 금융권은 자본의 흐름을 미래 전략 산업과 자본시장으로 돌리려 한다. 금융이 국가 성장 엔진의 전략 산업으로 다시 서는 과정이다. 부동산에 묶여 있던 돈이 풀린다. 주택담보대출에 고여 있던 자금이 방향을 튼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같은 혁신 기업으로 흘러간다.

은행은 혁신 기업의 파트너가 되려 한다. 증권사는 부동산 PF에 쏠렸던 운용을 바꾼다. 모험자본 투자와 산업 중개로 빈자리를 메운다. 보험사는 기후변화와 고령화에 대비한 미래 인프라를 바라본다. 전문가들은 자본의 대이동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금융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전략 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지는 업권별로 각 3회의 기획 기사를 내놓다.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본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뀌는 현장을 점검했다. [편집자 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백 이후 증권사 기업금융(IB)의 수익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인수·자문 등 딜 규모는 늘었지만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사업 부담이 커졌다. 기업금융 확대가 PF 수익을 대체하지 못하자 체질 개선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AI생성이미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백 이후 증권사 기업금융(IB)의 수익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인수·자문 등 딜 규모는 늘었지만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전반적인 사업 부담이 커졌다. 기업금융 확대가 PF 수익을 대체하지 못하자 체질 개선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부동산 중심의 수익 의존도가 줄어들자 증권사들은 기업금융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그러나 투자 규모 확대가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아 딜 증가와 실적 간 간극이 커지고 있다. 특히 회사채 발행과 인수금융 부문에서 수수료 하락 압력이 지속되며 수익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주요 증권사들은 PF 축소 이후 기업금융 확대 전략을 일제히 추진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과 인수금융 등 일부 영역에 자금이 몰리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고, 수익 창출 여건도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증권사의 이러한 대응이 실질적인 수익 기반 확대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 범위는 넓어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딜 확보력과 수익 창출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여건 차이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대형사는 딜 확보와 투자 확대가 가능하지만, 중소형사는 한정된 범위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같은 전략을 펼치더라도 성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기업금융 확대가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늘어도 수익 창출과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모험자본 의무 상향·자산 규제 병행…PF 축소→크레딧·인프라 이동

부동산 PF 축소는 증권사의 자금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기존 수익 기반이 약화되자 이를 대체할 투자 축이 기업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AI생성이미지

부동산 PF 축소는 증권사의 자금 운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기존 수익 기반이 약화되자 이를 대체할 투자 축이 기업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감소 폭도 크다.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024년 말 202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77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충당금 부담까지 겹치면서 증권사 수익 기반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제도도 이러한 방향을 고착화하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발행어음과 일임형종합자산관리계좌(IMA)로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으로 운용해야 하며, 부동산 관련 자산 비중은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자금이 기업금융과 실물 투자로 이동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미래에셋·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 등 5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향후 3년간 15조2180억원의 모험자본을 신규 공급하고, 2028년까지 총 20조3565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 방향은 중신용 크레딧, 비상장 기업,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보다 비부동산 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실제 딜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데이터센터를 전략 자산으로 선정해 2023년부터 투자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말 광주 파인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금융 자문과 주선사 역할을 맡아 총 3959억원 조달을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다른 증권사들도 크레딧, 비상장 기업,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 이후 투자 방향이 기업금융과 인프라 자산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레딧 쏠림·수수료 하락…딜 확대에도 수익성 악화 구조

기업금융 확대가 곧바로 수익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자금이 회사채 발행과 인수금융 등 크레딧 분야에 집중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 결과 수익성이 낮아지는 양상이다.

과거 0.4% 수준에 근접했던 회사채 수수료는 일부 거래에서 0.15%까지 하락했다. 딜 규모는 유지되거나 확대됐지만 마진 축소가 굳어지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모두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일감은 많지만 수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금융 부문 내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회사채 발행과 인수합병(M&A) 인수금융 등 후방 기업금융에서 수익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PF 공백이 전략 산업 금융으로 완전히 대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PF 공백을 전략 산업으로 대체하는 방향은 맞지만, 양질의 딜이 많지 않고 밸류에이션 부담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집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에 대응해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 일부는 우량 부동산 PF를 선별적으로 유지하면서 기업금융을 병행하고, 다른 일부는 전략산업 투자와 공동투자를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부동산 PF를 추려 가져가면서 방산·반도체 등 전략산업 관련 투자와 금융을 동시에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용하고 있다.

또 다른 방향에서는 정책금융과 연계된 영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 자금 지원과 투자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금융 확대에도 수익 구조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 딜 공급과 수익성 간 차이가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단순 자금 확대만으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모험자본 생태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유망 기업을 조기에 발굴하고 자금 공급원을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무 비율 달성과 실질적인 모험자본 공급은 별개라는 점도 짚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 역량은 기업금융 현장에서 수년간 쌓이는 만큼 제도 확대와 딜 생태계 성숙이 뒷받침돼야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며 “정책 속도와 시장 수용력 차이를 좁히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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