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의 월별 주가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협상 재개 기대가 확산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대형 기술주와 일부 이벤트 종목이 강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샌디스크의 급등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1.68포인트(0.63%) 오른 4만8218.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9.35포인트(1.02%) 상승한 6886.24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80.84포인트(1.23%) 오른 2만3183.7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말 사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는 등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는 등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그러나 장중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으며, 그들이 합의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협상 기대가 부각된 영향이다. 주요 외신들도 양국이 공식 협상 결렬 이후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하며 시장의 불안을 완화시켰다.
실제 구체적인 협상 조건까지 일부 공개되면서 투자심리는 빠르게 회복됐다. 미국은 이란에 장기간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했고, 이란 역시 저농축화와 국제 감시 수용 등 일정 부분 타협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은 이를 최악의 시나리오 회피 신호로 해석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지난 2월 말 중동 분쟁 발발 이후 기록했던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한때 7% 이상 하락했던 지수는 단기 저점을 찍은 뒤 빠르게 반등하며 연초 고점 대비 약 1%대 낮은 수준까지 회복했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금융업종은 1%대 후반 상승했고, 기술업종 역시 유사한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이 상승했고, 엔비디아도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반면 애플은 소폭 하락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샌디스크가 20일 나스닥1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10%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수 편입 기대에 따른 수급 유입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오라클 역시 인공지능(AI) 관련 플랫폼을 공개한 이후 기대감이 반영되며 10% 넘게 상승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1분기 호실적에도 채권 트레이딩 부문 부진과 대손충당금 증가 우려가 부각되며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이번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하면서 금융주 전반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는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금융기관과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등 대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제유가는 지정학 리스크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4% 이상 상승한 배럴당 99달러대 후반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역시 2% 넘게 오르며 99달러선을 기록했다. 다만 장중 100달러를 상회한 이후에는 협상 기대가 반영되며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는 다소 완화되며 미 달러화와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약세를 보였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4.29% 수준으로 내려왔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이 다소 낮아지고 인하 기대가 소폭 반영되는 변화도 감지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랠리에 대해 ‘기대 선반영’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투자자들이 지정학 리스크의 실질적 해소 여부보다는 협상 가능성 자체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랠리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FOMO)이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중동 지역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여부와 협상 진전 속도가 향후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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