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커 최나리 기자] 민상기 대표는 20년간 분체도장 업계에 몸담아 온 젊은 경영인이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로 IT 기술을 제조업에 접목하여 업계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아버지 세대가 운영하던 공장에서 일을 배우며 현장 경험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첨단화된 작업 관리 시스템으로 3개 공장을 관리하며, 누구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스위스산 프리미엄 설비를 도입해 삼성·LG 1차 벤더급 품질을 구현하고, 자체 조색 기술로 특수 색상까지 제공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뿌리 산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주)동일 민상기 대표
간단한 자기소개와 창업 배경
20년 동안 일해 왔다. 1997년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던 분체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이후 새 공장을 만들면서, 사업 규모를 키워 왔다. 기계 관리 같은 현장 업무와 인력 관리, 세무와 회계, 영업, 공장 배치와 증설까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일을 하나씩 직접 맡아 해결해 왔다.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고, 한때는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다. 약 20년 전 아버지가 회사 확장을 준비하던 시기에 이 일을 배워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공장 일에 대한 막연한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버지가 오랜 시간 공장을 지켜오며 일궈온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쌓였고, 그 길을 직접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 지금 돌아보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현장에서 거친 일부터 경영까지 차근차근 경험한 시간이 현재 역할을 맡는 데 밑바탕이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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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장은 모두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 공장은 아버지가 계속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새로 매입한 부지에 건물을 지어 본사 역할을 하는 공장을 키워 가고 있다. 기존 공장 역시 설비를 전면 교체해 생산 환경을 정비했다.
주요 비즈니스
정전 분체도장은 금속 제품 표면에 미세한 고체 분말 도료를 정전기로 흡착시킨 뒤 열로 경화해 보호막을 형성하는 표면 처리 기술이다. 건축자재, 가전, 자동차 부품 등 금속이 쓰이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외관과 품질을 좌우하는 마지막 공정으로 사용된다.
기존 액체 도장은 VOCs 같은 환경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만, 분체도장은 그런 물질을 쓰지 않는다. 도료 자체도 친환경적인 성격을 지닌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정이다. 공정이 비교적 단순해 생산 단가 관리에도 유리하고, 내구성과 내식성 면에서도 장점이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액체 도장을 대체하는 공정으로 사용되는 추세이다.
동일만의 경쟁력으로 꼽는 기술과 시스템
동일의 경쟁력은 기술과 자동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관리 체계에 있다. 먼저 분체도장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색상 구현 문제를 해결해 왔다. 분체도장은 조색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색상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왔다.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근접한 색을 찾아 제안하거나, 도료 업체에 의뢰해 해당 색을 새로 만들어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동일만 보유한 색상 데이터가 자연스럽게 쌓였다.
설비 측면에서도 차별화했다. 자체 개발한 장비로 최대 12미터 길이의 제품까지 처리할 수 있고, 자동화 라인과 품질 관리 체계를 갖춰 대량 물량도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ISO9001과 ISO14001 인증을 취득했고, 분체도장 시스템 관련 특허도 출원 중이다. 장비 역시 대기업 1차 협력사에서 사용하는 스위스산 장비를 도입해 품질 편차를 줄였다.
여기에 작업 관리 전산화를 통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완제품 단계에서 속도와 정확성이 중요한데, 개인 경험에 의존하는 방식은 위험이 크다고 봤다. 제품별 색상, 작업 방식, 주의 사항을 모두 데이터로 축적해 작업자들이 공유하도록 했다. 제품이 입고되면 사진과 함께 도장 면, 도료 종류, 작업 순서가 입력되고, 이 정보만 확인해도 작업이 가능하다. 일정 관리와 진행 상황도 실시간으로 확인되며 모바일과 연동된다. 이 덕분에 담당자가 바뀌어도 동일한 품질로 빠르게 납품할 수 있고, 이는 거래처 신뢰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
현재 스마트팩토리를 더욱 다방면으로 구현하여 사업 모델 자체를 혁신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장 자동화는 물론 사무 업무의 자동화까지 포괄하는 전사적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제조업과 IT산업을 유기적으로 접목하여, 핵심 인력으로도 더 큰 규모의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정부에서 하는 수준 확인까지 받아놨고, 차차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 공장에 설비를 하나 더 늘릴 공간을 미리 마련해 놓았다. 나중에 추가로 라인을 증설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주 고객층 고객관리 방법
주요 고객은 알루미늄 압출 공장과 철제 선반 생산업체다. 동일은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부품이나 반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 방식 덕분에 특정 완제품에 매이지 않는다. 압출 공장에서 생산하는 건축 자재, 조명, 인테리어 제품 등 소형 부품부터 대형 구조물까지 다양하게 작업한다.
압출 공장 전체 물량 기준으로 단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고객사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도장을 맡길 수 있고, 동일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압출 공장이 영업을 하면 자연스럽게 동일의 작업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 관계를 유지하려면 납기와 품질을 확실히 맞추는 것이 필수 전제다. 그 부분이 지켜지면 고객사 입장에서는 우리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객관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신뢰다. 신뢰는 품질과 납기에서 나온다. 동일의 공정은 제품 외관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마지막 단계다. 앞선 공정이 아무리 잘 돼 있어도 최종 결과는 도장에서 갈린다는 책임감을 늘 안고 있다. 마지막 공정 특성상 급한 요청이 많은데, 자체 생산 관리 시스템으로 일정을 정교하게 조정해 대응하고 있다. 약속한 품질을 지키고 정해진 일정에 맞춰 납품하는 점이 고객사들이 동일과 거래를 이어가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경영철학
사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근무자들의 안전이다. 현장에서부터 일을 시작해 현장 근로자들의 고충과 근무 환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들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자 가장이기에 이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고 여긴다.
제조업이다 보니 현장 업무가 주를 이룬다. 젊은 사람들이 이 직종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육체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이고, 위험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그 부분을 확실하게 보완해 놓아야 젊은 사람들이 선택해 일하는 시스템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품질을 통한 동반 성장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긴다. 완벽한 품질이야말로 고객과의 가장 강력한 신뢰 약속이다. 동일이 최고의 마감을 책임져야 고객사 역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점점 다양해지는 제품과 이에 따른 고객사들의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고자 해외 사례 조사, 현장 답사를 통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으며 축적한 고유의 데이터가 동일의 핵심 자산이다.
사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5년 전 한 해를 마무리하던 시점에 공장에 큰 화재가 발생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2월 29일 새벽 1시경 연락을 받고 달려가면서 수만 가지 생각이 스쳤지만, 그중 가장 간절했던 것은 기숙사에 있던 외국인 근로자들의 안전이었다.
공장 건물의 대부분이 소실될 만큼 큰불이었음에도 다행히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었다. 평소 정기적으로 실시했던 안전 교육 덕분에 직원들이 신속하게 대피하고 신고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사고가 한 번 났을 때는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의 큰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사고 예방과 안전 교육이 필수적임을 몸소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경제적 손실은 막대했고 복구 과정은 말할 수 없을 만큼 고됐다. 하지만 비교적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었는데, 고객사는 물론 경쟁업체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 경쟁업체는 공장 가동이 불가능했던 동일을 위해 자신들의 생산 설비 하나를 통째로 대여해 주기도 했다. 과거 그 업체가 기술적, 기계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을 해주고 해결을 도왔던 일들을 잊지 않고 동일의 위기에 도움을 준 것이다. 이 일을 겪으며 사고 예방과 안전 교육의 필수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고, 평소 만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결국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진리를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다.
향후 계획
앞으로의 목표는 설비 확장이나 시스템 구축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제조업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데 있다.
스마트팩토리나 AI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쌓아 온 현장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가 기술을 통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다. 지금은 전산화된 관리 도구와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아져, 과거보다 훨씬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이런 환경에서 현장을 이해하는 주체가 어떤 기술을 어떻게 선택하고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동일은 분체도장이라는 뿌리 산업이 더 이상 오래된 산업으로 머물 이유가 없다는 점을 실제 성과로 보여주고자 한다. 기술을 잘 다루는 사람과 현장을 아는 사람이 따로가 아니라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제조업의 다음 단계가 열린다고 생각한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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