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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새만금의 경쟁력은 땅이 아니라,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제도에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수소 생산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형 도시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복합 프로젝트다. 산업과 에너지, 데이터와 도시 기능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러한...

새만금의 경쟁력은 땅이 아니라,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제도에 있다.

김미정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

김미정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

미래산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업은 기술보다 먼저 제도의 속도를 본다.

아무리 넓은 부지와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어도 인허가와 규제가 산업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투자는 다른 곳으로 향한다. 결국 미래산업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실행 속도에서 갈린다. 새만금의 경쟁력 역시 땅의 크기가 아니라 제도의 속도에 달려 있다.

지난 2월 새만금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투자협약식은 이러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규제와 행정 지원의 문턱을 파격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투자 결단에 정부가 규제혁신으로 화답하겠다는 메시지였다. 이는 단순한 환영사가 아니라 새만금이 미래산업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정책적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 발언이었다.

현대차가 제시한 투자 구상 역시 기존 산업단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수소 생산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형 도시까지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복합 프로젝트다. 산업과 에너지, 데이터와 도시 기능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단순한 부지 공급이나 개별 규제 완화만으로는 추진되기 어렵다. 기업이 실제로 투자하고 실증하며 사업화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와 행정, 인프라가 동시에 움직이는 새로운 정책 틀이 필요하다.

세계는 이미 이런 방식으로 미래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가 추진하는 ‘우븐시티(Woven City)’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토요타는 이 도시를 단순한 스마트시티가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테스트 코스(Test Course for Mobility)”라고 설명한다. 자율주행과 로봇, 에너지와 물류, 데이터 기술을 실제 도시 환경 속에서 시험하는 공간으로써 기술만 시험하는 곳이 아니라 도시와 제도까지 함께 검증하는 미래 산업의 실험장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메가특구’ 구상이다. 메가특구는 특정 지역을 단순한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것을 넘어 규제특례와 재정지원, 인프라 구축, 산업 생태계를 패키지로 묶어 국가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과 에너지, 데이터, 도시 기능이 결합된 미래 산업 플랫폼을 지역에 구축하겠다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균형성장 전략 역시 이러한 메가특구를 통해 지역별 성장엔진을 만들어가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사실 새만금에서는 이러한 방향을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새만금 글로벌 메가샌드박스’ 구상을 제안하며 새만금 전역을 미래산업 실증과 규제혁신이 가능한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노력은 정부 정책 논의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국정과제 반영으로 이어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구상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제도와 실행력이다.

새만금은 이러한 국가 전략을 가장 먼저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광활한 가용부지와 계획형 개발구조, 재생에너지 기반, 항만과 공항을 연결하는 입지까지 갖춘 지역은 국내에서 새만금이 거의 유일하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투자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새만금은 단순한 개발사업을 넘어 미래산업 플랫폼으로 전환할 기회를 맞고 있다.

다만 메가특구가 선언적 정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실제 산업을 움직이게 하는 실행 장치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새만금 메가샌드박스다. 규제신속확인, 실증특례, 임시허가, 통합심의 같은 제도를 기업 수요에 맞게 묶어 산업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장치다. 메가특구가 국가 전략의 이름이라면, 메가샌드박스는 현장에서 산업을 움직이게 하는 엔진이라 할 수 있다.

새만금은 오랫동안 ‘가능성의 땅’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일본의 우븐시티가 미래 모빌리티의 테스트 코스라면, 새만금은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테스트 필드가 되어야 한다.

새만금은 더 이상 미래를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미래를 먼저 실행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새만금 메가특구와 메가샌드박스다.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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