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섭 前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이원택 도지사가 새만금개발공사 나경균 사장이 제안한 새만금복합리조트 조성을 수용,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새만금카지노 유치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또 다시 카지노 발작증이 도진 것이다. 한국인들에게 카지노는 곧 도박이라는 인식이 뿌리깊다. 전세계에서 카지노 발작 증세는 한국인들에게만 나타난다. 일제강점기에 도박 단속에 대한 트라우마(trauma)때문이다.
한일합방 직후인 1912년 조선총독부가 조선형사령(朝鮮刑事令)을 내지연장방식으로 시행하면서 상습도박을 형법상 도박죄로 매우 엄하게 단속하였다. 무력적 무단통치기(1910~1919) 기간이던 1912년에 80여개의 경찰범처벌규칙을 제정하고, 일본 헌병과 경찰이 일시적 내기와 오락성 놀음(노름)까지도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하여 현장에서 즉각 단속 처벌했었다.
일제강점기 도박 경범죄 처벌은 식민통치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장터와 노점에서 투전(投錢)하는 서민들까지 잡아가 유치장에 가두고 태형(笞刑)으로 매질하였으니 놀음·도박에 트라우마가 생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일제는 한국인의 항일의식과 공동체정신을 꺾고, 통제할 수단에서 전통민속놀이(투전, 윷놀이 등) 등은 단속 억제하면서 한편으로는 일본식 놀음인 화투(花鬪:はなふだ·花札)를 보급시켜 일본식 놀음을 즐기도록 강요하는 이율배반적인 식민통치를 펼쳤다.
한국인들은 세시민속놀이를 즐겨 왔는데도 한국에 오락문화가 없다고 일본식 놀이·놀음문화를 보급하였다. 민족해방 8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식민통치 잔재인 화투놀음은 대중적인 놀음문화로 정착해 있다. 놀음·놀이는 삶의 윤활유로서 권장해야지 단속의 대상은 아니다.
요한 호이징아는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은 세대별로 서너명만 모여도 다양한 놀이를 즐긴다. 앉았다하면 369게임, 오렌지게임, 지하철게임, 어목조동게임 등 도구없이도 맨손으로 게임을 즐긴다. 텔레비전의 예능프로그램도 게임으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난다. 게임(game)이 놀음·놀이다. 놀이는 상대와 다투는 겨루기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일제강점기에 화투놀음을 우리나라에 보급한 일본은 정작 1940년경에 파친코(pachinko)를 양성화하여 서민대중들이 저렴한 돈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오락산업을 발달시켰다. 파친코가 일본인들의 대표적 오락문화로 정착하면서 카지노의 슬롯머신을 도입하여 파친슬롯 오락산업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오락산업은 어떠한가. 사람은 놀이문화 속에 존재하는데, 남녀노소가 놀고 즐길 수 있는 오락놀이문화가 없다. 1945년 일제 식민통치에서 민족독립을 성취한지 80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카지노·도박공포증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카지노 발작증을 일으키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우리나라도 대중적 게임오락산업이 법적 제도화하고 양성화해야한다. 오히려 폐쇄적이고 음성적인 오락산업으로 게임 도박 중독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새만금에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조성하자는 것이지, 카지노 도박장을 개설하자는 것은 아니다. 새만금 복합리조트는 호텔, 골프, 쇼핑, 관광, 영화, 공연예술, 해양레포츠, 놀이기구, 오락시설 등 남녀노소가 휴양할 수 있는 레저산업 테마파크를 갖추자는 것이지 카지노 시설만 갖추자는 것은 아니다.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퍼센트 이하로 낮추면 된다. 왜 새만금복합리조트를 조성해야 하는가. 접근성과 공간 확보가 최적지이다. 중국 동해안의 절강성, 강소성, 산동성, 요녕성, 길림성 등에 위치한 크고작은 도시에 거주하는 7~8억 인구가 새만금공항까지 1시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개발 모델은 홍콩-마카오보다 말레이시아 켄팅하이랜드 테마파크가 좋을 듯하다. 카지노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에서 하루 저녁에 수십수백억의 돈이 유통된다.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 새만금 복합리조트는 전주가 금융도시로 성장하는데 탄력을 붙을 것이다.
최근 AI와 반도체가 황금만능산업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그건 국가산업이다. 그렇지만 새만금복합리조트는 전북 지역경제에 황금알을 낳는 휴양레저산업이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 16일 문체부 업무보고에서 “왜 호남에는 카지노가 없느냐”고 반어법을 쓴 적이 있다. 이 발언 배경에는 전북이 앞장서서 새만금복합리조트 개발하라는 독려로 들렸다. 이제 제발 새만금카지노 발작증에서 벗어나 새만금복합리조트에 총력을 기울이자.
송화섭 <前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송화섭 前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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