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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새만금 적토마(赤兎馬), 이제 달릴 시간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을 꼽으라면 단연 적토마일 것이다.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고 전해지는 적토마는 뛰어난 체력과 속도를 지녔다. 그러나 그 이름이 오늘날까지 전설로 남은 것은 여포와 관우라는 당대의 무장을 만나 능력을 마음껏 펼쳤기 때문이다.

새만금 적토마(赤兎馬), 이제 달릴 시간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을 꼽으라면 단연 적토마일 것이다.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고 전해지는 적토마는 뛰어난 체력과 속도를 지녔다. 그러나 그 이름이 오늘날까지 전설로 남은 것은 여포와 관우라는 당대의 무장을 만나 능력을 마음껏 펼쳤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도 그 가치를 알아보고 기회를 열어줄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새만금도 적토마와 닮았다. 광활한 용지와 풍부한 재생에너지, 항만과 공항을 아우르는 물류 기반, 동북아 시장을 향한 지리적 이점 등 다른 지역이 쉽게 갖기 어려운 잠재력을 지녔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그 가능성에 걸맞은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기대는 컸지만, 이를 현실로 바꿀 대규모 투자와 실행력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약 9조 원 규모 투자계획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단순한 생산시설 건설을 넘어 새만금이 미래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투자는 관련 기업과 인재를 불러들이고 산업과 연구개발, 에너지와 물류가 연계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새만금의 가능성이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과 일자리로 이어질 계기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투자계획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발표 이후가 더 중요하다. 부지 공급과 인허가, 전력·용수, 교통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속도감 있는 추진이 어렵다.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새만금 관계 기관이 각자의 입장과 권한을 넘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여야 한다. 서로의 차이는 인정하되 공통의 목표를 추구한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새만금개발공사도 전사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본부장과 처장급 책임자가 참여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했고, 기업의 요구와 현장의 애로사항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사업 부지와 기반 시설을 적기에 공급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를 미리 찾아 해결하는 선제적 지원에 나설 것이다. 투자의 성패는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속도와 신뢰에 달려 있다. 우리 공사는 기관 간 협의가 지연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고, 기업이 어려움을 제기한 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에 필요한 것을 먼저 살피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또한, 이번 투자를 일회성 성과로 끝내지 않으려면 기업과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여가 등 정주 여건을 갖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산업시설만으로 도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머물고 가족이 함께 살아갈 수 있어야 투자의 효과도 지역에 오래 남는다. 우리 공사가 수변도시에 국제학교와 의료기관, 관광·레저·문화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힘써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투자가 새만금 개발 성공의 기폭제가 되려면 정주 여건 조성을 위한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새만금이라는 적토마는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채비를 마쳤다. 중요한 것은 출발의 함성보다 목적지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실행력이다. 새만금개발공사는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산업과 일자리,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때까지 현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책임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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