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12% 감소, 카카오뱅크·토스뱅크 성장속 '나홀로 역주행'
NIM 3년 연속 추락…6~9월 발행주식 29% 물량 해제 예고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삼수' 끝에 유가증권시장 문턱을 넘은 케이뱅크가 상장 한 달 동안 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장 후 실적 둔화가 확인된 가운데 오는 6월부터 풀리는 보호예수 물량 등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까지 주가 회복의 길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종가 기준 6340원까지 하락했다. 공모가(8300원) 대비 23.6% 밀려난 것이다.
지난 달 5일 코스피에 입성한 케이뱅크는 상장 초기 장중 9800원선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대주주인 우리은행과 일부 재무적 투자자(FI)의 물량 출회와 함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맞물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에서 드러난 수익성 악화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2024년 1281억원에서 1126억원으로 12.1% 줄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9.1% 늘었고, 후발주자 토스뱅크는 135% 넘게 급증했다. 경쟁사들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케이뱅크만 역주행한 셈이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23년 2.35%에서 2025년 1.40%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24년 6.51%에서 2025년 5.26%로 떨어졌고, ROA 역시 0.51%에서 0.36%로 낮아졌다.
NIM 하락의 배경에는 업비트 규제 변화가 있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 이용료율이 연 0.1%에서 2.1%로 뛰면서, 2023년 약 95억원 수준이던 업비트 예치금 관련 이자 비용이 연간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수신 잔액에서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오는 10월로 예정된 두나무와의 제휴 만료 또한 불확실성으로 남았다. 만약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단순한 플랫폼 경쟁력 약화를 넘어, 디지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가 반등을 가로막는 수급 부담도 여전하다. 최대주주 BC카드는 보유 지분 31.23%에 1년 보호예수를 설정했지만, FI와 기존 주주 물량은 시차를 두고 풀리는 구조다.
상장 첫날부터 차익 실현이 시작됐다. 2대 주주 우리은행은 상장 당일 보유 지분 4493만1413주 중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753만6442주를 전량 장내 매도해 약 658억원을 회수했다. 남은 3739만4971주(지분율 9.22%)는 6개월 보호예수가 적용돼 있다. 베인캐피탈도 같은 날 95만여주를 매도했으며, 여전히 추가 매도 가능한 물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JS신한파트너스 등 주요 FI들의 보호예수 물량까지 더하면 6월과 9월 사이 해제 예정 물량은 약 1억1900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9.3%에 달한다.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의 7배를 넘는 규모다.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단계적으로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이 주가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주총을 기점으로 '최우형 체제 2기'를 본격화했다. 회사 측은 "상장으로 확보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개인사업자·중소기업(SME) 대출시장 확대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장기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계대출 축소라는 악재를 개인사업자 대출 카드로 상쇄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담보가 확실한 가계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변동에 취약한 고위험 자산이어서다. 이미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SME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다가는 단기 외형 성장은 이룰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자산 건전성을 갉아먹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케이뱅크는 조직 다이어트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다음 주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퇴직 처리는 다음 달 중 완료된다. 작년 말 기준 전체 인력은 578명이다.
회사는 직원 선택적 복지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퇴직자에게 지급할 구체적인 보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중은행은 통상 희망퇴직자에게 20~30개월치 월 기본급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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