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삼천당제약, 천당인 줄 알았다! <7> "25년을 속였나"
■ 25년 동안 속였을까. 아니면 25년 동안 실패만 했을까. 그 답을 먼저 찾아낸 건 평범한 블로거 한 명!
■ 고발자들이 남긴 기록… 블로거의 12개 조사 요청, 금감원 책상에 올랐다
■ 9시 7분 뉴스, 9시 정각에 이미 올랐다… 누가 먼저 알았나
25년 동안 속였을까. 아니면 25년 동안 실패만 했을까.
계약은 쌓였다. 발표는 화려했다. 그러나 매출은 없었다. 그 25년의 민낯.
그 질문을 처음 공개적으로 던진 건 애널리스트도, 금감원도 아니었다. 닉네임 K. 네이버 이웃 3293명짜리 평범한 개인 블로거였다.
▲블로거 K의 네이버 블로그 메인. 이웃 3293명. 오늘 방문자 445명. 이 평범한 블로그 하나가 코스닥 시총 1위를 뒤흔들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블로거 한 명에게 무너졌다. 아니, 정확히는 25년 치 기록에 무너졌다.
삼천당제약 시총은 최고점 27조원을 찍었다. 현재는 반토막. 약 18조원이 증발했다.
제목은 단호했다. "코스닥1위 주가 조작 수사 요청 종목 삼천당제약."
그는 4월 13일 후속 글에서 직접 밝혔다. "청와대, 금감원, 국회의원들한테만 뿌린건데 핫해졌노." 덧붙였다. "고작 이런 글에 무너질 회사라면 그게 더 문제있는 거 아닌가?"
삼천당제약은 이 블로거를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공언했다. K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4월 12일, 금감원·금융위·거래소 수장들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조사 항목 12개를 공개 정리해 올렸다.
그런데 뉴데일리 4월 13일 단독 보도에 따르면, 고소 공언은 공언으로 끝났다. K는 말했다. "고소장을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 삼천당제약 측은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블로거 한 명을 상대로 한 법적 협박마저 실체가 없었던 셈이다.
그렇게, K의 12개 목록이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 블로거가 요구한 12개 조사 항목
K는 자신의 블로그에 조사 요청 내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주요 항목을 그대로 옮긴다.
"2월 6일 중요 영업이익을 최초 보도한 마이데일리 기자를 조사하여 삼천당 관계자 중 누가 이 정보를 유출했는지 조사 부탁드립니다. 뉴스 보도 전 주가가 오른 점을 볼 때 선행매매·미공개정보 이용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고 봄."
"핀플루언서가 방송 중 고점에서 20억 이상을 샀다는데 계좌 조사하여 진짜 샀는지, 언제 샀는지 조사 부탁드립니다."
"회사에서 해외 연구소 50명의 전문 인력 영입과 비용 100%를 지원한다 하는데, 10년 감사 법인인 선진회계법인과 진일회계법인에 해외 연구소를 회계 처리했는지 조사해 주시길 바랍니다."
"과거 삼천당제약이 디오스파마와 무채혈혈당측정기 사업을 하면서 국내 독점판매권과 이익 공유 권리 명목으로 지급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조사해 주길 바랍니다. 배임 여부도 조사해 볼 필요 있다고 봄."
"한국투자증권에서 증권사 홀로 리포트를 연속으로 낸 점. 특정 언론에서 비판·의혹 없이 오로지 호재 몰이 기사만 쓴 점."
"S-PASS 대만 특허에 대한 권리가 회사 측에 있는지,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지."
■ 계약의 민낯 — 파트너도, 금액도, 조건도 미공개
K는 한발 더 나아갔다. 삼천당제약의 최근 10년간 '독점 판매권 및 공급계약 체결' 공시를 전수 정리해 표로 공개했다. 2026년 3월 1일 공시 기준이다.
▲삼천당제약 독점 판매 및 공급계약 체결 현황('26.3.1. 현재). 10건 중 절반 이상 파트너사 미공개. 계약은 쌓였고, 상대는 없었다. 블로그캡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계약 건수는 10건. 파트너사(계약상대)가 미공개인 건이 절반을 넘었다. 공급지역도 미공개. 이익공유(Profit Sharing) 조건도 미공개가 반복됐다.
▲블로거 K가 공시를 전수 정리한 뒤 남긴 한 줄.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 느낌." 빨간색 '미공개'가 반복되는 표를 들여다본 결과였다.
K는 적었다. "정리하다보니 이상하게도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미공개' 부분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계약은 화려했다. 파트너는 보이지 않았다. 조건도 없었다. 공개된 건 숫자뿐이었다.
■ 선행매매 의혹 — 9시 7분 뉴스, 9시 정각에 이미 올랐다
K가 제기한 또 하나의 날카로운 의혹이 있다.
2026년 3월 31일이었다. 중요 영업이익 관련 뉴스는 오전 9시 7분에 떴다. 주가는 9시 정각에 이미 7% 올라 있었다. K는 적었다. "비만약 악재로 저렇게 사는 개미가 있을까." 덧붙였다. "계좌 조사하면 좋을 것 같다."
스탁론(신용매수) 수치도 심상치 않았다. 그저께 160억. 어제 270억. 당일 720억. 하루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K는 물었다. "고점에서 지를 수 있는 자, 요 사람들도 궁금하네요."
■ "25년을 속였나" — 반복된 계약, 반복된 침묵
이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블로거 K의 블로그 게시물. "기가막히게 호재성 기사만 재로있을때마다 썼네. 비판·의혹이런것도없고." K는 특정 언론의 호재 몰이 보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2001년 2월. "삼천당, 이달 중 임상 돌입 허가 기대." 같은 해 6월. "삼천당제약, 간질환 치료제 개발 발표." 2004년 12월. 줄기세포 연구로 상한가. 2019년 2월. 희귀질환 페닐케톤뇨증 복제약으로 미국 글렌마크와 기술이전 합의. 그 계약, 현재까지 매출 0원.
2016년에는 조선비즈가 이미 지적했다. 미국 브레켄리지 파마슈티컬(BPI)사와 계약금 78억원 규모 계약을 공시하면서 실제로는 3800억원 규모라고 강조했던 사례다. 당시 조선비즈는 관계자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계약금액을 3800억원 규모로 써주시면 저희는 더 좋죠. 한미약품 사태 때문에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K는 한 줄로 정리했다. "전통 있는 회사 맞습니다. 당뇨병 간질환 줄기세포 페닐케톤뇨증 ㄷㄷ."
25년이다. 계약은 반복됐다. 발표는 화려했다. 매출은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 핵심 — FDA 3상 신청 2020년, 2026년 현재도 미승인
K가 제기한 의혹 중 가장 날카로운 팩트가 있다.
"삼천당제약 FDA 3상 신청일 2020.4.13. 근데 2026년인데 아직도 FDA 승인이 없네? 후발주자인 삼성과 셀트리온은 있는데?? 삼성 2024.5.20, 셀트리온 2025.10.10."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얘기다. 삼천당제약이 먼저 3상을 신청했다. 나중에 뛰어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이미 FDA 승인을 받았다. 삼천당은 6년째 미승인 상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천당제약이 4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FDA 문서는 정식 제네릭 허가(ANDA·Abbreviated New Drug Application) 단계가 아니었다. 사전 협의(Pre-ANDA) 단계에 불과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시판까지는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ANDA 신청.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BE) 통과. 그리고 승인. FDA가 사전 미팅 요청을 승인한 것을 "제네릭으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하는 건 과장이라는 지적이다.
회사 측은 국내 매출을 주요 실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해외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은 경쟁사 대비 현저히 뒤처진 상황이다.
■ 삼천당이 내세운 해명 창구 — 자사 임직원이 아니었다
▲삼천당제약 본사 전경. 4월 6일 이곳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러나 핵심 질의에 답한 건 자사 임직원이 아니었다.
삼천당제약이 불을 끄려 마련한 기자간담회는 오히려 새 불씨를 댕겼다.
질의응답에 갑자기 투입된 인물은 삼천당제약 소속이 아니었다. 파트너사 디오스파마의 석상제 대표였다. 이름도 직책도 밝히지 않은 채 전 대표 답변을 대신 받아쳤다. 특허. 계약 구조. 기술력. 회사의 핵심 의혹을 외부인이 해명한 셈이다. 자리를 뜰 때도 조용히 사라졌다.
블로거 K가 이미 예언한 장면이었다. K는 사전에 정확히 물었다. "디오스파마 대표님은 회사 내부 관계자도 아니면서 삼천당 대표님 대신 왜 나섰는가?"
질문이 먼저였다. 현실이 뒤따라왔다.
■ '서밋바이오테크 허ㅇㅇ 대표' — 의혹의 이름이 등장했다
이번 사태에서 무거운 의혹이 등장했다.
※ 편집주 : 이하 내용은 온라인 게시물 기반 미확인 의혹으로, 본지 확인 취재 진행 중. 해당 인물과 기업의 반론 기회를 부여할 예정.
네이버 종목 토론방에 올라온 게시물 "삼천당제약과 허ㅇㅇ 대표의 은밀한 관계"(2026.04.14. 20:51, 조회 267)는 이렇게 적었다.
"삼천당의 특허를 대만에서 대리 취득한 서밋바이오테크의 허ㅇㅇ 대표는 주식 선행매매 범죄에 이노파막스 주식 이용. 2019년 삼천당은 뜬금없이 서밋바이오테크와 조영제 공급 계약을 맺고 이것을 미국에 수출하기로 미국 글렌마크사와도 계약을 맺었는데 현재까지 매출 0원."
같은 게시물은 엔지켐 생명과학의 대만 이노파막스와의 조영제 수출 계약이 수백억 언플 후 흐지부지됐다고 주장했다. 에스펙파마에서도 이노파막스와 유럽 500억대 조영제 수출 계약이 반복됐다가 파기됐다고 적었다.
본지는 해당 내용을 미확인 의혹으로 분류한다. 구체적 기업명과 계약 구조가 명시된 만큼 금감원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사실 확인 취재를 진행 중이다.
■ 시장의 목소리 — 투자자 커뮤니티는 지금
네이버 삼천당제약 종목 토론방은 4월 14일 현재 전쟁터다.
한 이용자는 썼다. "★★★ 피를 토하는 심경으로 경고합니다 ★★★." 이어 적었다. "집에 처는 마트 가면 과일 하나 사는데도 들었다 놨다 1000원이라도 아끼려고 하는데, 단돈 10만원만 있으면 주말에 처자식들과 함께 치킨 피자 탕수육 다 시켜먹고 행복하게 쓸 수 있는 돈입니다." 하한가 차트 캡처를 함께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적었다. "옛날 사이비교도 이런 식으로 생긴 거겠지? 아무것도 입증된 게 없는 말뿐이지만 신도들의 맹목적인 믿음..."
"금양 차트랑 비슷해 보인다"는 글도 올라왔다.
금양은 2023년 상한가 46배를 기록한 뒤 지난해 3월 거래가 정지된 종목이다. 24만 주주. 80만 가족이 '상폐 열차'에 올랐다. 소액주주연대 대표의 공개 탄원이 나온 사례다. 그 서사가 삼천당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투자자 커뮤니티 안에서 나오고 있다.
■ D-8 → D-0, 4월 23일 이후 시나리오
금감원 조사1국은 현재 삼천당제약 사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의 불성실공시법인 최종 지정 여부는 4월 23일 결정된다.
K는 4월 12일 글 말미에 썼다. "하루하루 지나면 피해자가 계속 생길 것입니다. 미리 선제대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금감원은 그 글을 받았을 것이다.
4월 23일, 답이 나온다.
25년의 기록은 남아 있다. 계약은 있었다. 매출은 없었다. 투자자들은 지금도 손실을 안고 기다리고 있다.
시총 27조에서 약 18조가 증발했다. 사라진 게 아니었다. 먼저 안 사람이 가져갔다.
※ 이 기사는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 편집주 : 허ㅇㅇ 대표 관련 내용은 온라인 게시물 기반 미확인 의혹으로, 본지 확인 취재 진행 중. 해당 인물과 기업의 반론 기회를 부여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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