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구글의 '터보퀀트(TurboQuant)' 쇼크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종목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22% 내린 17만9700원, SK하이닉스는 1.18% 밀린 92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각각 '18만 전자'와 '90만 닉스'가 붕괴됐다.
이들 종목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구글 리서치의 터보 퀀트 발표 이후 5~7% 급락했다.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인공지능(AI) 압축 알고리즘인 터보퀀트를 활용하면 데이터센터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구글의 터보퀀트는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로 줄이는 기술이다. AI 모델은 사용자와의 대화 기록이나 검색 결과 등 맥락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필요한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메모리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터보퀀트는 이러한 맥락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현재 터보 퀀트 기술은 논문 수준이고, 실제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사용을 줄일 수는 있으나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는 다소 과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메모리 사용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이는 AI 기술 발전과 확산으로 이어져 전체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 이슈는 연초 메모리값 폭등 랠리 피로도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황 속에서 추가적인 차익실현의 명분으로 작용했다"며 "AI 모델의 효율성과 성능이 향상할수록 역설적으로 AI 총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주도 업종에 등장한 새로운 이슈인 만큼 지난해 초 딥시크 사태처럼 메모리·AI 업체들에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또는 새로운 국면으로 이행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AI 사용량 증가폭이 터보퀀트로 절감하는 메모리 사용량을 웃돌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터 처리 효율이 높아지면 기업은 새로운 AI 기기 및 에이전트 개발에 더 투자할 것이고, 다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를 비롯한 저비용 AI 기술은 AI 사용 장벽을 낮추고 전체 수요를 폭발적으로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이는 곧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로 직결된다"며 "AI 생태계 확장 경쟁의 최대 수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나설 예정이다.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 붓는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와 고부가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동시에 미래 신사업을 위한 인수합병(M&A)도 병행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정규 배당 9조8800억원을 포함해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첨단 로봇, 메드테크(MedTech), 전장(차량용 전자·전기 장비), HVAC(냉난방공조)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확보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순현금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유사한 수준의 재무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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