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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전닉스에 네이버까지···광주·전남, 기회의 땅이 되는 '이유'

그간 대한민국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전남·광주가 AI(인공지능) 대전환과 반도체 시대를 맞아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모이는 ‘미래 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AI 대전환과 반도체 시대 ‘최적지’로 급부상

반도체 후공정 중심 AI 밸류체인 투자 연이어

풍부한 RE100 에너지·인재·값 싼 토지 매력

실리와 균형 감각 갖춘 이 대통령 의지로 완성

일자리·세금 파급 높은 ‘메모리 팹’ 건설 관건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8일 경기 성남 네이버1784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뉴시스

그간 대한민국 산업화 과정에서 낙후와 소외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전남·광주가 AI(인공지능) 대전환과 반도체 시대를 맞아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모이는 ‘미래 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AI 밸류체인의 중심인 삼성·SK그룹은 물론 국내 ‘AI 주권’의 대표 주자 격인 네이버까지 새롭게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RE100’으로 대표되는 풍부한 에너지와 용수, 저렴한 토지, AI·반도체 인재까지 두루 갖췄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된다. 특히 이재명 정부 들어 뚜렷해진 실리 중심의 국정운영과 유연한 균형발전 정책이 전남·광주 ‘재발견’을 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전남·광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검토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패키징)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인 엠코테크놀로지가 지난해부터 1조원 규모의 광주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도 과정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도 전남·광주에 집적되고 있다. 전남 해남에 국가AI컴퓨팅센터, 장성에 오픈AI-SK그룹의 AI데이터센터가 대표 주자다. 네이버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구축하기로 한 ‘초대형 AI 팩토리’ 또한 전남·광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야말로 전남·광주가 AI 대전환 시대의 ‘최적지’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급부상에는 전세계 산업 표준이 되고 있는 ‘RE100 에너지’(재생에너지 100% 사용)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데다 저렴한 토지, 풍부한 AI·반도체 인재가 꼽힌다.

그 간 국내 산업을 주도해 온 제조업 중심 시대에는 수도권 접근성과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밸류체인이 절대적 기준이었다. 하지만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가 산업을 주도하면서 이른바 ‘판’이 바뀌었다. 천문학적인 전력과 광활한 부지, 안정적인 공업용수 확보가 기업의 생존 조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일조량과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RE100’을 충족할 수 있는 선택지로 떠올랐다. 여기에 광주가 선제적으로 구축해 온 AI 인재 풀과 연구 인프라가 더해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잠재력을 끌어내 기업의 투자로까지 이어지게 한 데는 이재명 대통령 특유의 실리적인 균형 감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간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호남에 대한 국토불균형 발전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 구호에 그쳤다. 시혜적 배분만 간간이 이뤄졌을뿐, 호남이 가진 잠재력을 산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도 실패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업이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 실리주의 원칙을 고수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광주를 국가대표 반도체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공식 지정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엠코코리아라는 세계적인 반도체 패키징 기업이 있다는 점에서 집중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재정 정책, 산업 경제 정책, 인프라 투자, 기반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지방에 가중치를 주고 있다. 아예 법으로 강제하려고 준비 중이다”며 더 강한 드라이브를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남·광주가 진정한 의미의 ‘첨단 반도체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후공정이나 데이터센터 유치를 넘어 고용 창출과 세수 확보 등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압도적으로 높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 팹(공장)’의 직접적인 건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상 반도체 생산 팹 하나가 들어설 때 수십조원의 투자와 함께 수만 명의 직·간접 고용을 유발한다. 천문학적인 지방세수 유입도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생산 기지를 오는 7월에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최종 유치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민형배 통합시장 당선인 또한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기업유치 태스크포스(TF)를 가동, 메모리 반도체 팹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광주가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특화되는 건 긍정적이지만, 메모리 분야에 비해서 투자 규모나 파급력이 떨어진다”며 “궁극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팹을 유치해야 명실상부한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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