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에너지스 CEO “다른 공급망에도 타격”
“호르무즈 공급부족 아직 반영 안돼” 주장도
美는 ‘유가, 수요 타격 줄 수준 아냐’ 진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이란의 공격으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주요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중동 전쟁이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원유와 가스 뿐 아니라 웨이퍼 냉각 등에 쓰이는 반도체 제조 필수 소재인 헬륨 등 첨단 산업까지 파장이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의 파트리크 푸야네 CEO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 참석해 “(전쟁의)결과가 단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공급망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헬륨 수송 차질을 지적했다. 헬륨은 반도체와 의료 기기 등에 필수 소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전체 헬륨 수입의 65%를 카타르 등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석유기업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CEO도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시장의 공급 부족이 아직 선물 원유 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세라위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에너지 행사 중 하나로, 에너지 업계 CEO, 정부 당국자 등이 모여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망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온 1만명 이상이 참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행사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속에서 열린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번째다.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CEO인 술탄 알 자베르는 “(경제적) 여력이 가장 부족한 이들의 생계비를 높이고 있고, 모든 곳에서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며 “전 세계 공장에서 농장, 가정에 이르기까지 인적 비용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회사 비톨 아메리카스의 벤 마셜 CEO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도달하면 심각한 ‘수요 파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달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올해 행사 참석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유가가 업계의 우려만큼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로이터는 이날 연설에 나선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유가가 수요에 타격을 줄 만큼 오르지는 않았다며, 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 등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