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뉴스1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지금까지의 성장 공식을 바꿔 인수합병(M&A)을 통한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두 회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배당을 확대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검토하겠다는 의도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영국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의 잔여 지분 60%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캐노피우스는 테러와 납치, 전쟁, 예술품 등 일반 보험으로 보장하기 어려운 위험을 다루는 글로벌 특수보험사다. 삼성화재는 현재 캐노피우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약 1조 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최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 센터브리지파트너스 컨소시엄 등과 나머지 지분 인수를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추가 인수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 원대 후반에서 3조 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의 사정에 정통한 보험업계의 고위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캐노피우스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인수 시점이나 금액 등은 최종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캐노피우스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대에 달한다. 삼성화재는 보유 지분 40%를 통해 올 상반기에만 1685억 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다. 삼성화재 상반기 순이익의 12%를 웃도는 규모다. 인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영업망을 활용해 특수보험과 재보험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생명도 여러 매물을 두고 M&A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삼성생명이 KDB생명 인수를 검토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삼성생명은 해외 사업자 인수를 전제로 투자은행(IB)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고위관계자는 “이제 국내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삼성생명 역시 그동안 M&A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수를 통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인수 대상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곳이
미국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이다.
PFG는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둔 보험·자산운용그룹으로 미국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인 401(k) 시장의 주요 사업자다. 운용자산은 1100조 원을 웃돈다.
PFG의 경우 퇴직연금 운용 경험과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역량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북미 대체투자 자산을 국내에 공급하거나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지분율에 따라 PFG 실적이 삼성생명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수조 원을 들여 PFG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삼성생명 측은 “확정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 입장에서 두 거래가 모두 성사되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 M&A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를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써야 한다는 문제 의식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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