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대비 범용 D램 수익성 앞서...2027년까지 격차 지속
메모리 공급 부족 '여전'...장기계약 확산, 메모리 업황 변동성 '완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CI/사진=각사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분기 성적을 공개했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회복했다. 인공지능(AI) 흐름에 합세했다. SK하이닉스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앞섰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위를 지켰다. 양사는 내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한다고 예견했다. 장기공급계약(LTA)이 늘어나는 추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메모리 고질병도 완화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74조8000억원이다. 전기대비 101% 전년동기대비 292% 급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액은 52조5760억원이다. 전기대비 60% 전년동기대비 198% 증대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6100억원이다. 전기대비 96% 전년동기대비 405% 팽창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신 시스템LSI(팹리스)사업부와 파운드리(위탁생산)사업부를 합산한 디바이스설루션(DS)부문 영업이익을 발표한다. DS부문 영업이익은 53조7000억원이다. 전기대비 227% 전년동기대비 4782% 증가했다.
삼성전자, 4분기 만에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역전
삼성전자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 현황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은 54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 매출액을 넘어선다.
삼성전자 메모리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SK하이닉스보다 상회한 것은 1년 만이다. 작년 4분기의 경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에게 못 미치는 일까지 생겼다.
삼성전자 반등은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범용 메모리 가격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HBM은 AI 반도체용 D램이다. 현재 5세대 HBM(HBM3E) 주력이다. 2분기 6세대 HBM(HBM4) 시장이 본격화한다. 여러 장의 D램을 쌓아서 만들어 일반 D램에 비해 비싸다. SK하이닉스가 선두다. 50%대 점유율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20%대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은 연 단위 가격 협상을 하고 범용 D램은 분기 단위 가격을 결정해 수익성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라며 "현재 공급 부족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2027년에야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HBM 1위 유지...삼성전자, HBM4부터 반격
AI 바람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추론에서 '에이전트'로 방향을 바꾼 것이 HBM 경쟁에서 한발 뒤쳐진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HBM4부터 판을 바꾸려 하고 있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 고객사와 관계 등 단기 수익성에 치중하지 않고 균형 있는 공급 전략을 취할 것"이라며 "만 고려하지 않고 HBM4 매출은 3분기 전체 HBM 매출 중 절반으로 높아져 연간 HBM 매출에서도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HBM4는 엔비디아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10나노미터(nm)급 6세대(1c) D램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4nm 베이스다이를 활용했다.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대비 한 단계 앞선 공정이다. 가장 먼저 양산과 공급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위협을 일축했다. 공정과 성능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엔비디아와 신뢰를 가장 큰 무기로 꼽았다.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AI 메모리 확전'...소캠2·eSSD 경쟁 '점화'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BM은 D램 공정기술 뿐 아니라 ▲실리콘관통전극(TSV) ▲패키징 등 다양한 기술 요수가 복합적으로 요구되고 ▲성능 ▲수율 ▲품질 ▲공급 안정성을 통합한 종합적 실행 역량이 경쟁력을 결정한다"라고 평가했다.
또 "HBM4는 고객사와 초기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협의한 일정에 맞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범용 D램 공급 부족은 불가피하다. 양사는 AI 서버용 D램 모듈 '소캠(SOCAMM2) 제품 공급을 본격화했다. 저전력(LP)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을 이용한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이 첫 승부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듈 사업을 늘리면 모듈업체에 돌아갈 메모리가 줄어든다.
김재준 부사장은 "DDR5와 소캠2 등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속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우현 CFO는 "1c D램 기반 소캠2를 4월 양산에 돌입했다"라며 "HBM뿐 아니라 AI 풀 스택 메모리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SSD, AI 메모리 시스템 정착...삼성전자·SK하이닉스, 낸드 공정 고도화 속도
낸드플래시 시장도 부상했다. 저장장치가 AI 연산에 참여하도록 시스템이 커지고 있어서다. 비용 절감 목적도 있다. D램보다는 낸드가 저렴하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전환이 빨라졌다. 트리플레벨셀(TLC, 1개 셀에 3개 비트 저장)과 쿼드레벨셀(QLC, 1개 셀에 4개 비트 저장) 제품이 주류다.
김재준 부사장은 "AI 모델 구동 비용과 용량 부담을 저장장치로 덜어내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라며 "QLC 영역에서는 V9(290단) 낸드 전환을 서두를 것"이라고 전했다.
송창석 SK하이닉스 낸드마케팅담당은 "4월 세계 최초 321단 QLC를 개발하는 등 고성능 고용량 eSSD 중심 제품 구성을 강화하겠다"라며 "연내 국내 생산 낸드 50% 이상을 321단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분기 수요는 단단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전기대비 시장 비트그로스(비트 성장률)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2027년까지 생산능력(캐파)을 주문량이 넘어섰다는 말로 대신했다. 삼성전자 2분기 비트그로스는 전기대비 D램 한자릿수대 중반 낸드 한자릿수대 초반 초과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비트그로스는 전기대비 D램 한자릿수대 후반 낸드 10%대 중반 상승할 예정이다.
메모리 업계, 투자 급증...2027년까지 공급 부족 불가피
그동안 메모리 업계를 괴롭힌 수급 등락은 완화 조짐이다.
확대한 수요를 잡으려는 투자 경쟁 양상은 이전과 비슷하다. 차이는 구속력 있는 LTA이 많아지고 있는 점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메모리 업계 전체가 투자비를 급격히 확충하는 중이다. 예전에는 이 경쟁이 메모리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을 유발했다. 업계 재편을 촉발하기도 했다. 2027년 이후 메모리 업황을 걱정하는 근거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공급사와 미국 빅테크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LTA는 2분기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어며 PC 제조사는 2분기말부터 3분기 사이 LTA를 추진할 것"이라며 "공급사와 구매자 모두 올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메모리 가격 오름세에 동의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LTA가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수요를 예측해 투자를 조절하고 불황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준 부사장은 "LTA는 상당한 수준의 구속력을 가지고 있어 투자액/기간/기술 난이도 등 고객과 삼성전자 모두 사업 안정성과 가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덕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은 "LTA가 정착할 경우 수요 가시성과 안정적 수익성을 기반으로 투자 효율성은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며 "과거 반복돼 온 메모리 산업 변동성을 축소해 메모리 사업 전반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AI 기술 진화, AI 생태계 확장...메모리 수요 확대 유발
한편 AI 모델 고도화가 메모리 사용량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는 일축했다.
송창석 담당은 "기술적 진보는 AI 생태계 저변을 넓혀 궁극적으로 메모리 전체 수요를 증가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AI 서비스 대중화는 오히려 메모리 수요 확장을 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동 전쟁 영향도 크지 않다. 양사는 이전 공급망 위기 때 원자재 수급을 다변화했다.
2분기 가장 큰 변수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삼성전자 노조)가 선언한 총파업 위협이다. 이들은 5월21일부터 18일 동안 파업을 예고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화를 우선으로 원만히 해결할 계획"이라며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합법적 범위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했다"라고 답변했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