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5월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생산 차질이 단순 매출 감소를 넘어 공급망과 고객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계 분석이 나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의 파급 효과’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송 교수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 규모가 1분당 수십억 원, 하루 기준 약 1조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 파업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감소 폭이 최대 10조 원 규모에 달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송 교수는 직접적인 생산 손실보다 공급망 불안과 고객 이탈이 더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체 공급선 확보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TSMC 와 같은 경쟁 업체가 대체 공급처로 검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 검증과 품질 인증 과정이 길고 복잡해 거래선 이탈 시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반도체 고객사는 단순 가격 경쟁력보다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핵심 평가 요소로 본다. 한 차례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신규 발주 축소나 공급선 다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장기 계약 구조가 많은 메모리·파운드리 시장 특성상 기업 실적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AMD 는 공급망 회복력 요소를 ESG 평가 항목에 반영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는 공급업체 평가 결과를 물량 배분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반도체 공급 안정성을 핵심 경영 리스크로 관리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공급 차질 발생 시 대체 조달 전략을 빠르게 가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송 교수는 파업 비용을 생산 중단과 매출 감소 같은 ‘가시적 비용’과 신뢰 약화, 투자 지연, 산업 생태계 충격 등 ‘비가시적 비용’으로 구분했다.
특히 ▲신뢰 자산 훼손 ▲시장 점유율 상실 ▲AI 반도체 경쟁 기회비용 ▲핵심 인재 이탈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 등을 장기 리스크로 꼽았다.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 일정이 지연될 경우 후발 경쟁사와의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과 생산 일정이 동시에 맞물려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내부 갈등 장기화가 기술 로드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 교수는 이번 갈등의 배경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의 불투명성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객관적 경영지표 기반 보상체계 구축과 외부 중재 장치 도입, 파업 이전 조정 절차 마련 등을 개선 과제로 제안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첫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 집회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앞에서 다음 달 21일 오후 1시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신고 인원은 약 50명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조 측은 집회 인원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이 이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를 세계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라면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 반도체 공급 병목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보도햤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이미 공급이 빠듯한 상황인 만큼 자동차·컴퓨터·스마트폰으로 파장이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 확대가 중요한 국면에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도 광범위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테크 전문매체 샘모바일도 "최악의 시기"라는 표현을 쓰며 생산 차질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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