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인력 ‘협정근로자’ 지정 추진
휴가원 제출한 직원 설득 나서기도
노조 “노사합의 필요” 무력화 예고
오늘 평택사업장 대규모 집회 열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집단행동을 본격화하면서 사측도 파업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가동한다.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계획이지만 7만 명이 넘는 인원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수십조 원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일 노조의 평택사업장 집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예정된 총파업에 대비해 ‘반도체 공장(팹) 정상 가동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파업 상황에서도 필수 설비를 유지하기 위한 ‘협정 근로자’ 지정이다. 회사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안전 보호 시설 유지에 필요한 인원은 파업과 무관하게 근무해야 한다”는 취지의 안내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파업이 예정된 기간에 휴가원 등을 제출한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집회는 대체근로자 지정 등으로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있다”면서도 “총파업에 돌입하면 연장 근무, 업무 조정 등으로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노조 측이 협정 근로를 따르지 않으면서 비상 계획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과반노조를 선언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협정 근로자 지정은 법령상 강행 사항이 아니라 노사 간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임의적 교섭 사항”이라며 협정 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나아가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협정 근로자 지정을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상생의 노사 관계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사측이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총파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경영진을 향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전날 경영진에게 공문을 보내 임원들의 D램 기술 유출 사건과 레인보우로보틱스 선행 매매 의혹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24일까지 요구했다.
회사 측은 7만 5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면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역시 파업 기간 피해액을 20조~30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근로 조정 등을 통해 정상적인 생산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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