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노태문 공동 메시지…"열린 자세로 협의 이어갈 것"
노조,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21일부터 18일 총파업 예고
AI 반도체 경쟁 한복판서 내부 충돌…고객 신뢰·공급망 우려 확산
삼성전자 경영진이 총파업 위기를 막기 위해 잇따라 임직원 설득에 나섰다.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을 이끄는 양대 사업부 수장이 직접 공동 메시지를 내면서 사측이 내부 결속과 협상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모바일·가전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은 이날 오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 대상 공동 메시지를 공개했다. [편집=윤남웅 기자, 그래픽=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전자 경영진이 총파업 위기를 막기 위해 잇따라 임직원 설득에 나섰다.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을 이끄는 양대 사업부 수장이 직접 공동 메시지를 내면서 사측이 내부 결속과 협상 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모바일·가전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은 이날 오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 대상 공동 메시지를 공개했다.
두 경영진은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2026년 임금협약 교섭을 진행해왔다"며 "회사와 임직원의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 여러분께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메시지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과 글로벌 고객 대응에 미칠 충격을 경영진이 상당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AI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총괄 책임자인 전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 재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도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총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신 의장은 고객 신뢰 하락과 투자자 손실, 국가 경제 악영향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내부 위기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2026년 임금협약 교섭을 이어오고 있지만 성과급 기준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지난 3월 집중 교섭 과정에서 DS부문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의 10% 이상 수준까지 성과급 재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 내놨다.
또 기존 '성과급 상한 유지' 입장에서 일부 물러나 특별 포상을 통해 상한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향후에도 유사한 성과가 이어질 경우 같은 수준의 특별 포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하지만 노조는 일회성 특별 포상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구조를 제도적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며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삼성전자 총파업을 앞두고 법원이 노조의 쟁의행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노조가 생산시설 점거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강경 대응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사진=삼성전자 노조]
"45조 성과급·30조 파업 피해"…AI 반도체 경쟁력 흔들리나
시장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삼성전자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HBM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장기 파업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노조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올해 기준 약 45조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며 연간 배당 규모의 수배에 달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요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7000억달러(약 970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단순 매출 감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고객 신뢰, 브랜드 가치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총파업 시 직접 피해 규모만 최대 30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반도체 시장은 AI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이 동시에 이어지는 매우 민감한 시기"라며 "삼성전자가 내부 갈등으로 고객 대응에 차질을 빚는다면 단순 노사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쟁 구도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