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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달성"..노사관계 중대 변화

포쓰저널 송신용 기자 2026년 3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 노사관계가 다시 중대 전환점을...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달성"..노사관계 중대 변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17일 서초사옥 앞 과반노조 선언

성과급·취업규칙·근로시간 제도까지 교섭 영향력 확대 전망

노조, 영업이익 15% 성과급 재원 요구… 보상체계 손질 압박

주주·시장선 “투자·배당 흔들 수 있다” 우려 확산

2026년 3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 노사관계가 다시 중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과반노조 공식 선언에 나서면서 임금·성과급·취업규칙을 둘러싼 교섭 구도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수십조원 규모의 성과급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변화가 삼성식 보상 체계의 재편으로 이어질지에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15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노조 지위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는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를 비롯해 △삼성전자동행노조조합 △사무직노동조합 △구미지부노동조합 등 5개 노조가 있다.

15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4955명, 전삼노 조합원은 2만77명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직원 약 12만8881명 가운데 각각 58.2%, 15.6%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지난해 10월 29일 기준 1951명이다. 동행노조와 구미지부노조는 최근 통합 추진을 선언한 바 있다.

노조는 이번 기자회견을 삼성전자 내 조합원 과반을 확보한 노조로서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자리로 규정했다. 현장에서는 고용노동부의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 인정 과정과 조직화 경과, 향후 계획과 목표 등이 발표된다.

이번 선언이 주목받는 것은 단순한 세 확장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사업 또는 사업장 내 근로자 과반으로 조직된 노조는 근로자대표 지위를 갖게 돼 취업규칙 변경, 보상휴가제, 유연근무제 등 주요 제도 개편 과정에서 법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처럼 복수노조 체제가 유지돼 온 사업장에서는 과반노조의 공식화 자체가 교섭 구조 재편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초기업노조의 과반 주장과 지위 확인 절차는 올해 들어 빠르게 진행됐다. 노조는 1월 29일 기준 조합원 수가 6만3000명을 넘어 과반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고, 2월 3일에는 사측에 조합원 수 산정 절차를 요청했다.

이어 2월 19일에는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 참여한 공동교섭단이 올해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했다.

노사 갈등은 이미 강경 국면에 들어선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달 19일까지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고, 4월 23일 집회와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 계획도 예고했다.

과반노조 선언이 상징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과 교섭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체계다. 노조는 그동안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요구해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OPI 지급 한도를 연봉의 50%로 두고 있으나, 노조는 반도체 사업 호황과 경쟁사 보상 수준 등을 고려하면 현행 상한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7일 2026년 1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발표한 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를 재차 요구하며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가정상 반도체 영업이익 270조원 기준으로는 약 40조5000억원, 300조원 기준으로는 최대 45조원 수준의 보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측은 OPI 50% 상한은 유지하되 재원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20%나 영업이익 10% 가운데 하나로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쟁점은 단순히 성과급 규모가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투명하게 성과를 배분할 것이냐로 모아진다. 과반노조 탄생이 갖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는 복잡한 산식과 비공개 기준 탓에 이른바 ‘깜깜이 보상’ 논란이 반복돼 왔다. 과반노조가 대표성을 공식 확보하면 향후 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의 공개 범위 확대, 상한 조정, 영업이익 연동 방식 도입 등 보상체계 전반의 손질 요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노조가 직접 제도 개편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지만, 사측 역시 예전처럼 내부 기준만으로 보상 구조를 설계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와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약 11조1000억원의 4배에 달하고, 연구개발 투자액 37조7000억원도 웃도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투자 여력 약화와 배당 축소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비판하는 1인 시위가 등장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과반노조 출범이 곧바로 노조 요구안의 전면 수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기존 EVA 기반 OPI 체계를 유지하되 산정 기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하거나, 영업이익과 투자·현금흐름 등을 함께 반영하는 절충형 모델로 손질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의 예측 가능성과 사측의 재무 유연성, 주주의 수익성 요구를 동시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노사 간 긴장은 최근 다른 방식으로도 표면화하고 있다. 사측은 최근 사내 메신저 등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 등이 담긴 비노조원 명단이 유포된 것과 관련해 9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측은 이를 업무와 무관한 임직원 정보 추출과 공유에 따른 범죄 행위이자 인권 침해라고 밝혔다.

관건은 이번 선언이 상징적 조치에 그칠지, 실제 교섭 구조 재편으로 이어질지다.

삼성전자에서는 그간 복수노조 체제 아래 공동교섭 방식이 유지돼 왔지만 과반노조 지위가 공식화되면 대표성과 교섭 주도권을 둘러싼 구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과급과 파업, 비가입자 명단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번 기자회견은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향후 방향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사측은 이번 노조의 기자회견에 대해 일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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