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과거 성토장 분위기서 반전
AI 열풍 속 반도체 호황에 사상 최대 매출, 기업가치 상승
AI 주도권 확보 전략, 주주환원 강화..주주친화 경영 눈길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삼성전자가 2026년 주주총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예년과 분명 달랐다. 과거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해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의와 비판이 오가던 자리였다면, 올해는 기대가 섞인 분위기가 더 짙었다.
핵심 배경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글로벌 AI 열풍이 촉발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회사의 미래를 밝히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는 향후 사업 전략과 함께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 등을 발표하며 420만 주주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제57기 정기 주총 개최..AI 시장 주도권 확보 선언
삼성전자는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주주들의 ‘성토장’이 됐던 현장 분위기는 예년보다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기업가치 역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까닭.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AI 시대의 중심에 서겠다”는 메시지가 주총 전반을 관통했다.
올해 주총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이날 참석 주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지난해 경영성과와 올해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한해는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333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해 한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AI 수요 대응을 위해 시설투자와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2026년 사업 계획도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DS부문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Foundry),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라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의 AI 시장 주도권 확보 선언은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전반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전 부회장은 “내부적으로는 최신 AI 기술과 인프라, 학습 데이터 등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부터 연구개발(R&D), 제조, 품질 등 전 생산 영역을 고도화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품질과 수율도 향상시킬 것”이라며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차세대 공정, 요소기술 등 선행 연구개발 투자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11조원대 배당..대규모 환원으로 성장 자신감
노태문 사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서도 빠른 시장 센싱과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를 구축해 AI를 혁신과 성장의 모멘텀으로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주요 제품과 서비스는 AI를 기반으로 혁신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육성해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할 예정이다. 또 AI 시대 핵심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모든 업무와 프로세스에 AX(AI Transformation) 혁신을 지속적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미래 기술 혁신과 성장을 주도할 로봇 사업은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로봇AI, 핸드 기술과 같은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 부회장은 “AI 적용 제품을 확대하고 모든 기능과 서비스에 걸쳐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고객에게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전환기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도 분위기 변화를 뒷받침했다. 단순 보상이 아닌 이익 성장에 대한 자신감의 신호라는 해석이다.
주주가치 제고 계획과 관련해 전 부회장은 “2025년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과 함께 1조3000억원의 추가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안건 심의와 표결 등이 진행됐다. 안건으로 ▲정관 일부 변경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김용관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등이 상정됐다.
안건 표결 이후 전 부회장과 노 사장은 각각 부문의 2026년 사업전략을 주주와 공유했다.
이어 전 부회장, 노 사장을 비롯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주주와의 대화’ 시간도 별도로 운영했다.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AI 반도체존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소통부터 미래 기술 체험까지..주주친화 앞장
현장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외국인을 위한 영어 순차통역도 제공됐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사전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 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이달 8일부터 17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도 주총을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사전 신청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도 제공했다.
한편, 주총장에는 혁신적인 반도체 기술과 차별화된 AI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더 이상 딱딱한 의결 공간이 아닌, 미래 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쇼케이스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은 ▲HBM4, 엑시노스2600 ▲갤럭시 S26, 갤럭시 Z 트라이폴드(TriFold) ▲비스포크 AI 가전 ▲마이크로 RGB TV, 투명 마이크로 LED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혁신 제품을 눈으로 확인했다.
‘응원 메시지 월(Wall)’도 운영해 주주들이 작성한 응원 메시지를 대형 LED에 실시간으로 소개하며 주주와 회사가 소통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표준사업 자회사 ‘희망별숲’의 쿠키와 마들렌을 참석한 주주들에게 제공했고, 주총 시작 전과 인터미션에는 발달장애인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현악 합주 클래식 공연을 선보였다.
‘희망별숲’은 삼성전자가 2023년 3월 발달장애인들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설립했으며, 희망별숲이 제작한 쿠키를 통해 주총장에서 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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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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