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5% 요구에 사측 “경쟁력 저하”…주주 반발까지 격화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속 법적 쟁점까지 부상…협상 분수령 맞아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삼성전자 노조가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보상 요구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임금 교섭을 넘어 기업 경쟁력, 주주 가치, 산업 생태계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결의대회에는 노조 추산 약 4만명이 참여했다.
과반노조 지위 확보 이후 첫 대규모 집결한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도 공식화했다.
노조는 성과급 체계의 불투명성과 일회성 보상 중심의 교섭 구조를 문제로 제기하며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에 연동한 보상 체계 확립을 통해 인재 보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을 약 7만4000명 확보해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갖춘 상태로, 향후 교섭력 역시 강화된 상황이다.
반면 사측은 이미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의 보상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상한제 폐지가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성상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설비 안전과 생산 연속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핵심 인력에 대해 정상 근무를 요청하는 등 생산 차질 최소화 대응에도 나섰다.
이날 집회 현장 인근에서는 주주단체가 별도 집회를 열고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맞서는 장면도 연출됐다. 주주 측은 생산 중단이 주주 가치 훼손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조 요구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노사 갈등에 더해 ‘노조-주주’ 간 이해 충돌 구도까지 형성되는 모습이다.
법적 쟁점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최근 대법원이 성과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판례가 제시되면서, 성과급 배분 기준 자체가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향후 교섭의 정당성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공정 특성상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웨이퍼 공정은 일정 시간 내 후속 작업이 필요하고, 클린룸 환경 유지가 필수적인 만큼 생산 중단이 설비 손상과 제품 폐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문제가 맞물리면서 고객사 납기와 협력사 부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임금 분쟁을 넘어 산업 경쟁력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성과급 체계 개편 요구와 기업의 비용·경쟁력 관리 논리가 충돌하는 구조 속에서, 향후 협상 결과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노사 관계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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