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총파업···국내 DS부문 사업장 5곳 모두 점거
하루 1조원 이상 경영손실···총 20~30조원 손실 예상
회사, 파업금지 가처분 신청···노조 “안전문제 없을 것”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회사측 파업금지 가처분 신청에도 다음달 예고한 총파업을 계획대로 강행한단 방침이다. 노조 가입자의 80%에 달하는 DS(반도체 사업)부문 전 사업장을 점거하는 방식으로 총파업을 진행해 하루 1조원 이상의 경영손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18일간의 총파업으로 예상되는 경영 손실 규모는 20~30조원에 달한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가 매달 벌어들이는 영업이익 규모는 약 30조원이며,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의 평균이 300~310조원 수준”이라며,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감안하면 하루에 약 1조원으로 최소 20~30조원 정도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를 중심으로 이달 23일 공동투쟁 총집회에 이어 5월 21일부터 6월 27일까지 18일간(영업일 기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공동투쟁본부는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노조) 등 세곳 노조로 구성된다.
이중 초기업노조는 4월 기준 노조 가입 7만 4000명을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초로 과반 단일 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해말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12만 8881명(기간제 포함)이다.
초기업노조를 포함한 공동투쟁본부는 이번 총파업에 따른 사업장 점거를 평택뿐 아니라 화성 등 주요 사업장으로 확장한단 계획으로, 이달 말부터 각 부서별로 조합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별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DS부문의 국내 핵심 생산거점은 평택, 화성, 기흥, 온양, 천안 등 크게 5곳이다.
최 위원장은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 5000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DS부문은 80% 가까이 된다”며, “이번 4월 23일 집회에는 약 3~4만명 정도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총파업 역시 그 연장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S부문 전 사업장에서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해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사측도 이번 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경영손실을 우려해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사측은 장비 손상과 원료 폐기로 인한 경영상 대규모 손실과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 공급 차질 등의 피해를 이번 가처분의 이유로 내세웠다. 특히 화학물질 유출, 화재 등의 대형 안전사고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단 점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폭력이나 협박에 의한 쟁이 행위를 할 계획이 없다”며,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서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는 노조법 제38조 2항을 들어 시설 유지나 원재료 폐기 같은 부분을 문제 삼고 있는데 제조와 기술 인력은 기존 단체협약에서 협정 근로자 대상이 아님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선 법무법인에서도 검토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우리는 정당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노조 조합원 중 파업에 참가할 수 없는 협정 근로자에 대해서도 앞서 노사가 미리 단체협약을 통해 합의한 문서대로 이행해 안전시설에 대한 문제가 없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회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할 시 (협정 근로자에 대한) 직원 명단을 우리에게 매칭시킬 수 있으면 비조합원을 알려줄 수 있다”며,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우선 근무를 편성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그래도 부족하다면 협의해서 안전시설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중심 요구에 내부 균열 조짐···“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시 DX부문에도 혜택”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에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근거를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에서 영업이익의 15%로 바꾸고 아울러, 현재 운영 중인 연봉 50%의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문 70%, 사업부 30% 비율로 성과급을 배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노조와의 마지막 집중교섭에서 성과급 산정 근거를 영업이익 13%로 상향 조정하고, 올해 적자가 유력한 시스템LSI사업부·파운드리사업부의 경영성과가 개선될 시 OPI 50%에 추가 25%를 더해 최대 75%까지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노조는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노조 내부에서는 반도체 사업의 실적과 이익을 기준으로 보상체계를 개편하자는 요구를 두고, 부문·사업부 간 차별을 우려하는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앞서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및 제도화를 요구하는 입장문에서 반도체 실적만을 예시로 들며 영업이익 300조원 가정 시 최대 45조원 규모의 보상 확대를 요구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우리가 지금 회사에 요구하는 건 영업이익 15% 재원에 성과급 상한 폐지이며 이에 대한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DS부문과 DX(디바이스 사업)부문 공통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회사는 현재 DX부문도 EVA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적자사업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VD(TV)사업부의 경우 실제론 흑자를 내면서도 적자 사업부로 취급받고 있다”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면 이런 부분 역시 개선될 거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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