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 합의 불발 시 내달 21일부터 총파업 예정
삼성전자 주주들, 같은 날 총파업 반대 ‘맞불 집회’ 열어
[SRT(에스알 타임스) 장성열 기자]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이하 노조)가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결의대회에는 경찰 추산 3만여 명, 노조 추산 3만9,000여 명이 참가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회사 측에 영업이익의 15% 성과급(OPI) 지급과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해 왔다. OPI는 주가 상승률에 따라 약정된 자사주를 지급하는 '성과연동 주식보상(PSU)‘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노조는 이와 같은 요구에 대해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임을 감안하면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지난해 말부터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한 제도화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일회성으로만 답하는 등 교섭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선제적인 안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측은 특별 포상 등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노조가 실제 총파업을 감행할 경우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대형 안전사고와 인명 피해 등은 물론 장비 손상 및 원료 폐기로 인한 대규모 손실,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 공급 차질 등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태껏 기업이 노조를 상대로한 파업 집행정지가처분에서 법원은 대부분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김시은 법률사무소 온명 대표 변호사는 “삼성전자에서 신청한 파업 금지 가처분은 노조 측 쟁의행위의 목적, 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위법성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하는 한 인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헌법상 보장된 쟁의행위권이 크게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노조 측과 타결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안전 보호 의무가 있기 때문에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사정장에 최소한에 안전을 위한 인력은 남겨둬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반대하는 삼성전자 주주들도 이날 평택사업장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근로자는 일하는 사람이지만 등기부상 공장의 실질적 주인은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라며 "공장을 멈추는 것은 호황 사이클 속에서 회사와 주주 재산에 직접적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영업이익에서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구조에서 상한선을 없애라는 노조의 주장도 '버는 만큼 제한 없이 내놓으라'는 요구와 같다는 지적이다. 이는 마치 제한 없는 채권자처럼 행동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민 대표는 "삼성전자가 잘 벌 때는 성과를 나누자고 하면서 수익이 나지 않을 때도 고용 유지만을 외치는 것은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노조의 '무도한 성과급 요구'“라며 "노사 간 협의를 통해 공장 폐쇄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한편 주주 입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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