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삼성전자 내부 직원이 다른 임직원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동조합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해당 사안 수사를 위한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공유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라며, 전날(9일)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한다.
최근 사내 메신저 등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등이 표기된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 임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명단을 작성해 유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노조가 총파업 계획을 알리며 파업 미참여 직원을 색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이번 블랙리스트 의혹에 노조가 관여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지난달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당시 최 위원장은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블랙리스트 작성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고, 나아가 업무방해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등 여러 법적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 가입 여부나 파업 참여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하는데, 블랙리스트 작성은 노조 미가입자에게 노조 가입이나 파업 참여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최근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297조 50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되는데,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회사는 44조 6000억원 상당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다만, 임직원 성과급에 과도한 재원을 사용하게 되면 연구개발(R&D)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37조 7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 전망치가 이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또한 주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별배당 포함 주주들에게 11조1000억 원을 배당했는데, 노조의 요구안은 주주 배당의 4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결렬시 오는 23일 경기도 평택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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