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 찬성으로 가결됐다. 사진=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압도적 찬성을 확보하며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임금 및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협상 결렬 이후 이어진 쟁의권 확보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3.1%로 가결돼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체 약 9만명의 재적 조합원 가운데 6만6019명이 투표에 참여해 73.5%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이 중 6만1456명이 찬성했다.
이번 투표에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3개 노조가 참여했다. 이들 조직은 이미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 이후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 상태였으며 이번 가결로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게 됐다.
노조는 다음달 23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제도 개편이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본격화됐다. 노사는 약 3개월간 교섭을 진행했지만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협상은 중단됐다.
회사 측은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복리후생 확대 등 보상안을 제시했다. 성과급 제도와 관련해서는 OPI 재원을 경제적부가가치(EVA) 20% 또는 영업이익 10% 기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에는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핵심 요구로 유지했고 회사는 사업부 간 보상 격차 확대 우려를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협상 결렬 이후 노사 간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앞두고 노조 지도부가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내부 논란도 불거졌다. 일부 발언은 파업 불참자에 대한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합원 압박 논란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자 1969년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이 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 상당수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소속으로 알려지면서 생산 차질 가능성과 글로벌 공급망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공정의 자동화 수준이 높은 만큼 단기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일정과 맞물릴 경우 고객사 신뢰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노조는 향후 집회와 총파업을 통해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교섭 재개 여부와 사측의 추가 제안이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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