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과급 조건 2029년부터 '절반'
세계 메모리업계 '증설 투자' 전쟁
중국 2대 업체 상장해 투자금 보태
초호황 결실, 정부 미래동력 투자해야
삼성전자 반도체 특별성과급 노사 합의 내용.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밤 합의한 '반도체 특별성과급' 내용이다.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의 12% 가운데 1.5%는 기존 성과급 (OPI 초과이익성과급)재원으로 사용한다. 10.5%는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개인별 상한은 없다.
반도체부문에 40%를, 반도체부문의 메모리사업부에 60%를 지급하는데, 만일 사업성과가 영업이익이라고 하면, 올해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경우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31조 5천억원이 된다.
반도체부문(DS) 7만 8천명 임직원은 1명당 최대 5~6억원,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주식은 3분의 1은 즉시 매각,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뒤, 2년 뒤에 매각할 수 있다.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하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2026년∼2028년은 반도체 영업이익 200조원, 2029∼2035년은 영업이익 100조원이 기준 조건이라는 점이다.
노사 협상 과정에서 이 조건이 생긴 경위는 당장 알 수 없지만, AI 투자 덕에 공급부족 으로 누리는 초호황, 삼성전자 노사는 이 사이클이 2028년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근거는 무엇일까.
메모리를 만드는 세계 주요 기업 모두가 대규모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고, 2028년쯤이면 초대형 투자의 결과물이 속속 쏟아질 거라는 것이 주목된다. 반도체 공장 가동을 가리키는 ‘초기 양산 시점(Phase 1 )’이라는 기준으로 메이커들의 투자를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 주요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공장 팹 계획 ( AI로 생성한 표 )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팹4(P4)는 올해 말이면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10만 장을 넘는 양산 체제를 갖춘다. 15만장 목표라는 추정도 있다.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용량 메모리인 HBM4를 만들 라인도 올해 사용승인을 받아 장비를 반입해 양산 체제를 갖춘다.
평택캠퍼스엔 P5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2029년 P5가 완공되면 한달 6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출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에 비해 생산능력 갈증이 심한 SK하이닉스는 청주와 용인 양쪽에서 진행한다.
청주 M15X는 장비 반입을 앞당겨 나노급 D램을 양산하고, 용인 팹1은 2027년 하반기부터 초기 양산을 시작한다. 용인 팹은 웨이퍼 30만 장 규모로 계속 확장한다.
세계 3위 메모리기업인 마이크론은 뉴욕주에 팹을 짓고 있다. 미국 인프라 미비와 규제 탓에 애초 2028년 양산 목표가 2030년으로 밀렸지만, 아이다호주에 있는 팹도 2027년 이후 초기 가동에 돌입해 단계적으로 막강한 규모로 확대된다.
AI 투자가 고도화 되면서 HBM과 D램 뿐 아니라 처리속도가 빠른 낸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옛 도시바에서 분사해 낸드 전문인 키옥시아는 일본 정부의 기대와 지원을 한몸에 받는 기대주다.
키옥시아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D램과 HBM에 집중하는 사이, 낸드 저장장치에서 세계 최고 성능의 서버용 제품을 공개하고 기타가미에서 증설을 계속하고 있다.
작년 4분기 낸드 비중은 삼성이 28%, 하이닉스가 22% 키옥시아가 14%였다.
삼성전자는 과거 치킨게임이라 부르는 무지막지한 가격 전쟁으로 경쟁자를 도태시키고, 세계 메모리 업체 숫자를 줄였다.
신생 중국 기업들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 반도체를 자립하려는 중국몽이라는 국가전략의 핵심. 한마디로 '치킨 게임' 대상이 아니다.
메모리 선두업체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 두 회사 모두 올해 상장해 5~6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설비투자에 쏟을 예정이다.
옴디아데이터는 창신메모리가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7.6%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양쯔메모리는 낸드에서 11%로 점유율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창신메모리는 허페이와 상하이 팹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DDR D램과 HBM 진입을 노린다. 생산능력은 월 30만장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쯔메모리도 올해 하반기에 우한에 있는 팹이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2028년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창신메모리, 양쯔메모리 등의 투자가양산과 증설 단계로 이어지고, 2029년 이후에는 생산능력이 추가로 계속 늘어난다.
수원 경기노동청에서 20일 임금 합의안에 서명하고 여명구 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위원장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에 기댄 매출과 영업이익 서프라이즈와 노조의 분배 요구. 반도체만 믿고 가는 코스피 지수의 활황.
삼성과 하이닉스가 낼 법인세를 생각하며 초과세수를 어떻게 쓸지 운을 떼기 시작한 정부. 이 즐거운 고민이 언제까지 누릴 수 있는 잔치가 아니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구조가 되면 항상 이를 돌파할 혁신 신기술과 혁신 기업이 등장한다. 일론 머스크가 인텔과 손잡고 자체 반도체 팹을 짓겠다고 발표하는 세상이다. 반도체 기술과 공정과 투자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안주하면 앞날은 알 수 없다.
당장 한국 반도체기업의 투자를 뒷받침할 전력과 용수 문제는 첩첩산중이다. 같은 고민을 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AI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쓰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어들일 이익을 돈잔치로만 허비할 경우, 눈높이가 잔뜩 높아진 한국 사회가 다음에 감당할 현실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지나고 보면 잠깐일 초호황시기에 번 돈으로 기업이나 정부 모두 미래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 미래 주역인 젊은 세대를 계발하고 고취하는 투자가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떠올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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