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삼성전자 '5월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AI 혈투 속 '최대 위기'

젊은 층 위주의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인상률과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이로 인해 "정당한 보상이 인재 경영의 핵심"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삼성전자 '5월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AI 혈투 속 '최대 위기'

성과급 체계에 대한 노사 간 평행선 대립, 조합원 93.1% '쟁의 찬성' 투표

총파업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 'AI 반도체 주도권 탈환' 계획 제동 가능성

쉽지 않은 성과급 체계의 변경, 깊어지는 경영진의 고민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노사 갈등 국면을 마주하게 됐다. 삼성전자 내 주요 노동조합이 참여한 공동투쟁본부는 쟁의 찬반투표 결과, 투표 참여 조합원의 93.1%가 찬성표를 던지며 쟁의행위를 가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노조 측은 즉각 '5월 총파업' 가능성을 시사하며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노조 "성과급 상한선 폐지하라"

사태의 발단은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의 이견이었다. 노조는 그동안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현행 OPI(초과이익성과급)의 상한선인 연봉 50%를 폐지하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할 것을 주장해 왔다. 반면 사측은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준을 고수하며, 상한선 폐지가 각 사업부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미래 투자 재원을 고갈시킬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왔다. 양측은 지난 수개월 간 8차례에 걸친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갈등은 파업 목전까지 치닫게 됐다.

젊은 층 위주의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인상률과 불투명한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이로 인해 "정당한 보상이 인재 경영의 핵심"이라는 노조의 주장은 조합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사측은 자사주 지급이나 복지 확대 등의 대안을 제시하며 타협을 시도했으나, 노조는 이를 임시방편으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현재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AI 반도체 혈투 속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만약 5월 총파업이 현실화돼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반도체(DS) 부문 생산 라인이 일시적으로라도 멈춘다면, 피해가 예상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미세한 가동 중단만으로도 수천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공급 협상에서 '공급 안정성' 신뢰도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지난 2024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총파업 궐기대회 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 사진= 연합뉴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쟁의 가결이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가장 큰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노조 내에서도 파업 참여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수 있으며, 고임금 노동자의 파업을 바라보는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 또한 노조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하지만 현재 노조의 결집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고하다는 점에서 사측이 전향적인 추가안을 내놓지 않는 한 파업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전망이다.

2주의 골든타임...극적 타결 실마리 찾을까

이제 시선은 노조가 예고한 대규모 집회와 실제 단체 행동 돌입 사이의 짧은 골든타임으로 쏠리고 있다. 노조는 오는 23일의 대규모 집회 이후, 5월 중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는 노조의 요구사항을 일정 부분 수용한 수정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성과급 기준 변경은 삼성 전체의 인사 체계와도 맞물려 있어 사측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해결 열쇠는 노사 간 신뢰 회복에 달렸다. 단순히 임금 조건을 조정하는 것을 넘어 성과 산정의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 시스템을 정립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위기를 극적으로 넘긴다면 삼성전자는 한 단계 진화된 노사 관계를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겠지만 합의에 실패해 총파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뼈아픈 후퇴를 경험할 수도 있다. 전 세계 기술 시장의 이목이 삼성전자 평택과 기흥 사업장의 움직임에 집중되고 있다.

박정훈 기자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박정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