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내부에서는 노사 간 극심한 대립으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조가 역대급 실적을 근거로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내달 파업을 예고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55% 급증한 이익...하지만 웃지 못하는 삼성 경영진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 매출 133조원이라는 기록적인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755% 폭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42.8%에 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경영진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실적이 좋을수록 노조 요구 수위가 높아지는 '실적의 역설' 때문이다. 실제로 실적 발표 당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성명을 통해 "실적 전망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한다"며 사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상한선 폐지'...업계 "비용 통제 불능 우려"
=현재 노사 갈등 가장 큰 불씨는 '성과급(OPI) 상한선 폐지'다. 현재 삼성전자는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캡(Cap)을 씌워두고 있다.
노조는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삼고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반도체처럼 실적 변동 폭이 큰 산업에서 상한선이 사라질 경우, 호황기에 불어난 인건비가 불황기에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고정비 폭탄'이 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성과급 상한 폐지는 단순히 임금을 올리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 보상 체계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 미래 기술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마이크론 이직자 파업 독려 글까지...도 넘은 내부 갈등
=실적 발표 당일 사내 게시판에는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직원의 파업 독려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작성자는 "삼성의 보상이 특출난 게 없다"며 내달 예정된 총파업 참여를 촉구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차갑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차세대 시장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뺏긴 위기 상황에서, 자성보다는 보상 극대화에만 매몰된 모습이 '기술 삼성' 명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DS부문 노조 가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반도체 핵심 인력이 생산라인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월 총파업 현실화 시 생산 차질 치명적
=노조는 오는 23일 집회를 시작으로 내달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파업이 단행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노조와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급 상한 폐지라는 평행선 속에서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에 불거진 노사 갈등이 삼성 미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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