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용 블랭크마스크(사진 호야).
삼성전자가 에스앤에스텍의 극자외선(EUV) 블랭크마스크를 실제 양산 환경인 4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에스앤에스텍은 지난 달 양산 라인에서 검증할 EUV 블랭크마스크 샘플 제품 여러 개를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 수행 과정에서 보완과 개선 사항을 에스앤에스텍에 공유하며 품질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삼성전자는 에스앤에스텍의 EUV 블랭크마스크 샘플을 일부 단위 공정이나 연구소 레벨에서 써보며 평가 작업을 거쳐왔다. 양산 라인에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나노는 삼성의 선단 파운드리 공정 중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베스트' 노드다. 4나노 공정 칩을 만들려면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새기는 데 65~70장의 포토마스크가 동원된다. 이 가운데 EUV용이 16~17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4나노 중에서도 다소 널널한 EUV 공정에 에스앤에스텍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실제 양산 라인에 샘플을 넣어서 검증 작업을 한다는 것은 국산화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일본 호야의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가격 협상력도 갖겠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제조 시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전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포토마스크 기본 소재다. 일반적으로 고순도 유리 기판 위에 금속 또는 화합물 박막을 정밀하게 증착해 만든다. 반도체 제조사는 이 블랭크마스크에 회로 패턴을 새겨 포토마스크로 활용한다.
EUV용 블랭크마스크는 기존 심자외선(DUV) 제품과는 구조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DUV 블랭크마스크는 투과형이다. 자외선이 기판을 투과해 웨이퍼에 패턴을 형성한다. 반면 EUV 블랭크마스크는 극자외선이 기판을 투과하지 않고 반사되도록 설계한 반사형이다. 유리 기판 위에 몰리브덴(Mo)과 실리콘(Si)을 수십 층(약 40쌍) 교대로 증착해 만든다. EUV의 짧은 파장 특성상 극도로 미세한 결함도 치명적이어서 제조와 검사 과정에서 훨씬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에스앤에스텍은 지난해 초 EUV 블랭크마스크 제품군의 파티클 수준을 검사하기 위해 4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일본 레이저텍의 검사 장비를 구매하기도 했다. 해당 장비는 에스앤에스텍이 지난해 10월 준공한 용인 신공장에 도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일본 호야로부터 EUV용 블랭크마스크 대부분을 수입한다. 그러나 과거 일본 내 지진 등 문제로 조달에 애로를 겪었던 적이 수 차례 있었다. 호야는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싱가포르에 신규 생산 라인을 증설했으나 EUV 공정을 도입한 반도체 소자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EUV 블랭크마스크는 장당 가격이 수천만 원에 이른다. 고사양 제품은 1억원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는 에스앤에스텍을 통해 국산화가 이뤄지면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와 리드타임 단축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앤에스텍은 최근 삼성전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파티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양산 발주가 나오기까지 이르면 6개월에서 길면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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