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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기, AI 밸류체인 '숨은 승자..."HBM 뒤엔 MLCC 있었다"

단순한 IT 부품 기업으로 인식되던 과거와 달리,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의 위상이... 사진 제공= 삼성전기 AI가 바꾼 부품의 위상, MLCC·FC-BGA의 재발견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는 과거 스마트폰과 IT...

삼성전기, AI 밸류체인 '숨은 승자..."HBM 뒤엔 MLCC 있었다"

MLCC·FC-BGA, AI 인프라 핵심 부품으로 재부상

시장 기대 선반영 후 실적으로 증명 '스토리 아닌 숫자'

공급 부족 지속 속 부품 가격 인상 기대…장기 성장성에 주목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 제공= 삼성전기

[오피니언뉴스=박정훈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산업 확장 국면에서 '숨은 수혜기업'으로 불리던 기대를 실적으로 증명했다. 단순한 IT 부품 기업으로 인식되던 과거와 달리,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의 위상이 빠르게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실적은 시장이 먼저 반영했던 'AI 수혜 스토리'가 실제 숫자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기는 2026년 1분기 매출 3조2091억원, 영업이익 280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수치다. 일회성 비용 714억원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회사 측은 AI 서버와 ADAS(자율주행)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AI 가속기 및 서버 CPU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기판) 등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가 실적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실적의 진짜 의미는 숫자 자체보다 그 배경에 있다. 실적 발표 이전부터 시장에서는 삼성전기를 두고 "AI 수혜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될 부품 기업"이라는 평가가 확산돼 왔다.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투자가 급증하면서 전력 안정성과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 수요가 동시에 증가했고, 그 중심에 MLCC와 FC-BGA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삼성전기

AI가 바꾼 부품의 위상, MLCC·FC-BGA의 재발견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는 과거 스마트폰과 IT 기기에 주로 사용되던 범용 부품이었지만, AI 시대 들어 역할이 완전히 달라졌다. AI 서버는 기존 대비 훨씬 높은 전력을 사용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더 많은 수의 고용량 MLCC가 필요하다. 단순히 물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고신뢰·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 구조가 바뀌면서 수익성까지 동시에 개선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는 삼성전기가 더 이상 경기 민감형 IT 부품 기업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 산업에 속한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배경이 됐다.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기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AI 가속기와 서버용 CPU 성능 경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기판의 기술 난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고다층·대면적 기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제한적이다. 업계에서는 한때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반도체 시장의 병목으로 지목됐지만, 최근에는 FC-BGA 역시 또 다른 병목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고객사들이 공급 확대를 요청할 정도로 수요가 공급 능력을 상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전기는 단순히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는 수준을 넘어, AI 인프라 생태계의 필수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중심이던 사업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전장(자동차 전자화) 부문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 구조가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주가 3배 상승의 의미…단순 기대감 아닌 '구조 변화'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27만원대였던 삼성전기 주가는 약 3배 급등해 현재 8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단기간에 이뤄진 가파른 상승은 'AI 부품주'로서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실적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러한 기대가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질적인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에 기반한 구조적 변화라는 점이다. 특히 MLCC와 FC-BGA 모두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가격 인상과 마진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회사는 이러한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자율주행 시장 성장에 따라 산업·전장용 부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맞춰 고부가·고성능 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인프라 고도화와 AI 서버 전력 사용 증가에 따라 하이엔드 MLCC와 차세대 FC-BGA 수요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삼성전기

이번 실적은 삼성전기가 AI 시대의 숨은 수혜주에서 '핵심 인프라 공급자'로 격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산업의 성장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핵심 부품 기업의 전략적 가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다만 이후의 관건은 이 같은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다. 현재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국면이지만, 향후 경쟁사들의 증설과 고객사 다변화 여부에 따라 시장 환경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하나다. AI 시대의 경쟁은 단순히 칩을 만드는 기업만의 싸움이 아니라, 그 칩을 가능하게 하는 부품과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삼성전기는 이제 더 이상 ‘보조적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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