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주식 매각, 1조 이상 확보
현재 유배당 계약 약 148만건 보유
유배당계약 결손 상황…“배당 어려워”
삼성생명 본사. /한스경제 DB
| 서울=한스경제 김은영 기자 |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따른 투자 성과를 둘러싸고 삼성생명의 배당 책임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분 일부를 매각해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해당 이익이 유배당 보험 가입자들에게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논란은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1100조원에 달하면서 해당 지분의 가치는 90조원 이상까지 불어났다. 이는 삼성생명 시가총액(약 44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 주식 1조원 매각
삼성생명은 20일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0.11%(624만4658주)를 매각했다. 처분 금액은 1조2176억원 규모로 자기자본 대비 3.2% 수준이다.
이번 매각은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가 18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7335만9314주, 우선주 1360만3461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주식 수를 줄여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은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이 상승해 규제 한도를 넘길 가능성이 생기자, 보유 지분 일부를 선제적으로 처분하기로 한 것이다. 처분 후 삼성전자 지분은 8.41%로 낮아진다.
▲유배당 보험료로 산 삼성전자 지분
논란의 출발점은 1990년대로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생명은 당시 유배당 보험 상품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삼성전자 지분 8.51%를 사들였다. 당시 취득 원가는 약 544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유배당 계약은 약 148만건으로, 가입자 상당수는 현재 고령층이다. 유배당 상품은 지난 2001년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의 약 30%가 유배당 보험 상품 가입자의 몫이라는 해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가 100조원에서 이르는 시점에서 가입자 몫은 약 30조원이 된다.
실제 지난 2010년 유배당 보험 상품 가입자 2802명은 배당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삼성생명이 보험 상품 판매 당시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계약했음에도 평가 이익 배당을 유보한 채 상장을 강행하는 등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식을 실제로 매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실현 이익이라고 판단해 배당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일탈회계’ 중단
그동안 삼성생명은 해당 이익을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부채’가 아닌 ‘계약자지분조정’이라는 별도의 비표준 부채 항목으로 회계 처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계약자지분조정’을 허용했던 예외적 회계처리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2025년 결산 사업보고서부터 국제회계기준(IFRS17) 원칙에 맞춰 회계를 변경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2조7588억원으로 집계됐던 계약자지분조정은 자본으로 조정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의 자본금은 2024년 30조4885억원에서 지난해 56조4168억원으로 85% 증가했다.
▲역마진 구조…계약자배당 재원 없어
삼성생명이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지분을 현금화했지만, 해당 이익이 유배당 보험 상품 계약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익잉여금으로 유배당결손을 보전한 금액이 1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된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자산운용수익률(4%)이 계약자에게 보장한 수익률(7%)을 밑도는 이자율차 역마진 현상에 빠져 회사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매각으로 이익이 생겨도 유배당계약의 결손액에는 미치지 못해 계약자배당 재원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계약자에게 보장한 수익률(7%)을 초과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이 발생하거나, 보유 투자자산의 매각 등으로 인해 유배당계약으로 귀속되는 이익이 기존 유배당결손을 초과한다면 계약자배당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유배당 계약자의 몫으로 귀속되는 물량은 있지만, 현재 결손 상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현재의 결손을 해소할만한 매각 차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사실상 배당이 제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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