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속성·시스템 접속자명 모두 박 지부장 이름 기재돼
지난해 11월 공용폴더 유출 이어 두 번째 정황
[프레스나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내 세금계산서 내역이 외부로 무단 유출된 가운데 해당 PDF 파일의 작성자가 박재성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지부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조 집행부가 회사 경영자료를 직접 가공해 외부에 유포했을 정황이 확인된 셈으로, 업계에서는 노조의 보안 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언론홍보비_삼성바이오로직스.pdf'라는 제목으로 유포된 13.17MB 용량의 PDF 파일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 관련 부서에 접수된 세금계산서 내역을 담고 있다.
해당 파일의 문서 속성을 조회한 결과 작성자란에는 '재성 박'이 기재돼 있다. 응용 프로그램은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2019, 만든 날짜는 5월 5일로 표시됐다.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뒤 PDF(버전 1.7)로 변환된 파일이다.
이 파일을 다시 파워포인트 파일로 역변환할 경우 세금계산서 내역을 회사 사내 시스템에서 조회한 접속자명 역시 박재성 지부장의 이름으로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 메타데이터와 시스템 접속 로그가 동일 인물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해당 파일은 상생지부의 투쟁 소식지에 첨부됐을 뿐 아니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장이 일부분을 직접 외부에 유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처럼 노조 집행부가 회사 내부 자료를 직접 편집·유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업계에서는 모럴 해저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 노조의 행태를 보면 회사가 망하더라도 자신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망상에 빠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회사의 경영 관련 자료를 무단 유출하고, 생산을 멈춰서 회사에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성과급을 더 많이 받아야겠다는 논리를 도무지 상식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지부장과 노조 집행부는 유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직접 작성한 문건이 맞는지에 대한 본지 질문에 "사내 공개된 자료"라며 "사내 소식지의 뒷받침 자료이자 지노위 부당노동행위 사건 증거자료 중 하나"라고 답했다. 외부 배포 여부에 대해서는 "배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문건 유출과 관련해 인천 연수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앞서 파일 유출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박 지부장은 노조 단체 대화방에 "경찰에서 연락을 받고나서 기사가 올라왔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부 조직국장도 노조 대화방에서 "저희가 고소할 게 더 많다", "그냥 안 하고 있을 뿐"이라며 책임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지부장이 노조 전임을 맡기 전 회사 IT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위험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내 시스템 구조와 접근 경로에 정통한 인물이 영업기밀 유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는 의미다.
반복되는 유출 정황도 문제로 거론된다. 지난해 11월 회사 공용폴더 비인가 접속을 통한 문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이후 합의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의 사내 차량 진입이 허용되면서 오히려 내부 자료 접근 위험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비밀 유출이 잇따르자 보안용지 도입 등 보안 강화 조치를 진행했지만 노조 집행부는 보안 점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번 파업 과정에서 파업 사실을 적극적으로 고객사에 알리는 등 자기 파괴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보안 의식이 미흡한 수준으로 확인된 만큼 고객사, 협력사 등 제3자 관련 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사내 갈등이 외부 거래 관계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기본급 21.3% 인상과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단행한 상태다. 쟁의 책임자인 지부장이 경영 관련 자료를 직접 유출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노조 활동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포된 ‘언론홍보비_삼성바이오로직스’ 파일 속성 설명 캡처본의 작성자명이 ‘재성 박’으로 표시된 모습(왼쪽)과 최근 유포된 ‘언론홍보비_삼성바이오로직스’ 파일 내 전자세금계산서 조회자 정보에 ‘박재성(삼성바이오로직스/QES그룹)’이 표시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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