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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 합병 민사소송 'ing'···국민연금 vs 삼성 '형사판결 해석 충돌'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형사 판결문 해석을 둘러싼 양측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형사 판결문을...

삼성 합병 민사소송 'ing'···국민연금 vs 삼성 '형사판결 해석 충돌'

국민연금 “위법 사실관계 확인” vs 삼성 “원고 주장과 명확히 배치”

재판부 “합병·정부 개입 분리해 다시 짜라”···손해·인과관계 입증 관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형사 판결문 해석을 둘러싼 양측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형사 판결문을 근거로 합병의 정당성이 확인됐다는 입장의 이 회장 측과 달리, 국민연금은 동일한 판결문을 두고 형사 기준에서 입증이 부족했을 뿐 민사상 책임 판단은 별도로 가능하다는 해석으로 맞서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 심리로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위법성과 손해 발생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형사 판결문을 서로 다른 해석에 따라 근거로 제시했다.

국민연금은 “이 사건 합병은 삼성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편 과정에서 진행돼 그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관련 형사사건 판결문에서도 이 같은 사실관계가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병 비율이 불리하게 산정돼 국민연금이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반면 이 회장 측은 관련 형사 사건과 합병 무효 소송 등에서 이미 원고 측 주장이 배척됐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 측은 형사 재판이 단순한 유죄 입증 부족 판단이 아니라 합병 목적과 경과, 비율의 공정성 등에 대해 원고 측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년에 걸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판단된 사안을 다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국민연금의 소 제기를 비판했다.

시사저널e가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형사 법원은 합병 목적과 관련해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 효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사업 재편과 시너지 확보 등 경영상 필요가 결합된 의사결정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를 총수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불법 동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합병 비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외부 평가기관의 산정 방식과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가 변동과 관련해서도 삼성물산 주가 하락이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해외 손실 등 업황 요인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근거로 판단했다.

이 회장 측은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합병 전반의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판결문이 사용한 “단정하기 어렵다”는 표현은 형사상 입증이 부족했다는 의미일 뿐, 민사상 책임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사 재판에서는 손해 발생과 인과관계를 별도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가 국민연금 측에 청구 구조 보완을 요구한 점도 주목된다. 재판부는 손해배상 책임 발생 구조를 ‘합병 자체의 문제’와 ‘정부의 부당 개입 문제’로 나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정부 개입 부분에 대한 주장 정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청구 원인 재구성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엘리엇 ISDS 관련 취소소송 판결과 메이슨 ISDS 중재 판정문 등 관련 자료 제출도 요구했는데, 이는 합병 과정에서의 정부 개입 여부와 책임 범위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 정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2015년 합병 과정에서 불리한 합병 비율로 손해를 입었다며 2024년 9월 13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가 넘는 최대 주주였지만 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0.35주의 합병 비율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이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보유 지분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 다음 변론기일은 6월 4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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