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오토모티브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인수 10년 만에 오디오 명가에서 글로벌 전장 종합사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지난해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하만 인수 직후인 2017년 매출 7조1034억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배를 넘어섰다고 22일 전했다. 영업이익률은 9.7%로 10%에 근접했다.
기존 오디오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면서도, 전장 사업에서도 세계 정상권에 오르며 성장을 이끌었다. 하만은 핵심 전장 부품인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무대 음향을 비롯한 전문 오디오 시장에서도 1위다. 2025년 매출에서 전장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70%로, 전장 매출만 10조~11조원대로 추정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 전장을 '삼성의 넥스트(Next)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9조4000억원(약 80억달러) 규모의 하만 인수를 발표했다. 당시 한국 기업이 외국 기업을 인수한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래차 전장 부품에서 먹거리를 찾던 삼성과, IT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려던 하만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였다.
삼성과의 시너지는 양쪽 사업 모두를 키웠다. 하만의 주요 전장 부품은 삼성전자 5G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커넥티드카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하만의 전장 솔루션과 협업해 엑시노스 오토칩과 스마트싱스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80년간 쌓인 하만의 음향 기술은 삼성전자 TV·가전·모바일에 녹아들어 IT 완제품 1위다.
오디오 포트폴리오는 올해 대폭 확장됐다. 하만은 2025년 5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하이엔드의 정점으로 불리는 바워스앤윌킨스(B&W)를 비롯해 데논, 마란츠, 폴크 오디오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품에 안았다. 기존 JBL·AKG·마크레빈슨·하만카돈과 맞물리면서 업계에서 보기 드문 멀티 브랜드 라인업이 완성됐다. 올해는 하만의 대표 브랜드 JBL의 탄생 80주년이기도 하다. JBL은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삼성전자]
전장 쪽 날개도 지난해 말 한층 단단해졌다. 하만은 2025년 12월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ZF의 ADAS 사업부는 자율주행용 스마트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25년 넘게 쌓아온 업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곳이다. 이번 인수로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에 이어 ADAS 스마트 카메라까지 1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당시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 겸 오토모티브 사업부문 사장은 "하만의 전장 분야 전문성과 삼성의 IT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자동차 업체들의 SDV 및 차세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하만 전장 솔루션 [사진: 삼성전자]
자동차 산업이 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하만은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결합해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2025년 62조6000억원에서 2035년 189조3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12% 성장률이다.
미래 투자도 이어진다. 하만은 헝가리에 1억3118만유로(약 2300억원)를 투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연구개발(R&D) 센터와 전장 생산기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ZF ADAS 인수 절차는 2026년 내 마무리된다.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기술 결합을 통해 2030년 매출 20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위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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