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실현해야 반도체(DS)부문뿐 아니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도 보상 재원 확대를 요구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DS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와 관련한 보상 요구에는 종합 반도체 시너지를 위한 미래 경쟁력 투자로 봐달라는 입장이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영업이익 재원이 늘어나면 DS와 DX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가 DX부문 임직원을 소외시킨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최 위원장은 “DX부문 VD사업부는 흑자를 내고 있지만 EVA 기준으로는 적자로 분류된다”며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2027년에는 추가 재원을 함께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이유로 ‘종합 반도체 시너지’를 들었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파운드리를 미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며 “메모리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 직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아마존도 10년 넘게 적자를 기록했지만 미래 투자가 이어지며 사업이 유지됐다”며 “성과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성과급을 줄 수 없다는 논리보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미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OPI 제도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구분하지 않고 채용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상 분리에 대한 현장 반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에게 직접 소통을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회장도 반도체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 직접 나와 소통했으면 한다”며 “17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외부에서라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과급 재원 15% 요구안의 양보 가능성에는 사측의 선제 조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회사의 진정한 사과와 반도체 시너지에 걸맞은 처우가 전제된다면 보상안을 집행부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급 재원을 위한 영업이익 비율은 이미 20%에서 15%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인재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지난 4개월 동안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인원만 200명이 넘는다”며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측 집계인 100명과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직 사실을 밝히지 않고 개인 사유로 퇴사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실제 인원은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주와 여론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는 조합원도 주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 역시 삼성전자가 잘되기를 바란다”며 “인재 유출이 없어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TSMC 등 글로벌 기업들도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한다”며 “노조 요구가 과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이날 파업 피해액을 18조원으로 추산한 것에 대해서는 “18조원은 최소 추산치”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설비 백업 등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30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와 기술 인력이 협정 근로자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에 참여하면 파업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위원장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는 집행부만의 요구가 아니라 모든 직원의 요구”라며 “명확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집회 이후에도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5월 21일부터 18일 동안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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