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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 노조, 마이크론 이직자 증언 공개…"연봉 2배·직급 상향 제시받아...

본지가 삼성전자 DS부문 현직자 복수를 접촉한 결과, 마이크론뿐 아니라 SK하이닉스로의 이탈 움직임도 체감하고 있다는 답변이 잇따랐다. 한 현직자는 "링크드인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거나 헤드헌터 연락을 열어두는...

삼성 노조, 마이크론 이직자 증언 공개…"연봉 2배·직급 상향 제시받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링크드인에 삼성전자로 이직했다고 올려뒀을 뿐인데, 마이크론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삼성전자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글앤총) 소속으로 근무하다 최근 마이크론으로 자리를 옮긴 A씨의 말이다. 그는 경력직으로 입사해 1년 만에 퇴직을 결정했다.

이직 조건은 현재 연봉(약 6000만원)의 2배, CL2(대리~과장급) 5년차에서 CL3(차장~부장급) 정도에 해당하는 마이크론 E4 직급으로의 상향이었다.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도 500만원에서 최대 2억원 규모로 제시됐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을 재개한 지난 24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A씨의 증언을 담은 인터뷰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직접 진행한 인터뷰다.

A씨가 삼성전자에 경력 입사할 당시 조건은 전 직장보다 크게 낮았다. 외국계 협력사에서 약 8000만원을 받다가 삼성 경력직 조건인 5700만원, 약 30% 낮은 연봉을 수용했다.

"피플팀이 성과급 포함 시 총보상 우위가 가능하다고 설명해 입사를 결정했지만, 실제로는 기본급이 낮고 성과급 의존도가 높아 총보상 우위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승진 구조에 대한 불신도 이직 결심을 굳히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는 "고과 4개를 받고도 진급 누락된 사례를 보며 구조적으로 정진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퇴직 의사를 밝히자 회사가 리텐션을 제시했지만 거절했다. "성과급 위주 보상 구조보단 기본급을 높이는 방향이 맞다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가 이직 결심의 결정적 계기로 꼽은 것은 교섭 결렬이었다. "중노위 조정이 중지되는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회사가 크게 변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최종 사인을 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A씨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본지가 삼성전자 DS부문 현직자 복수를 접촉한 결과, 마이크론뿐 아니라 SK하이닉스로의 이탈 움직임도 체감하고 있다는 답변이 잇따랐다.

한 현직자는 "링크드인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거나 헤드헌터 연락을 열어두는 동료가 늘었다"고 전했다. 인터뷰 게시 당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자유게시판에 "이번에도 하이닉스 이직 많이 하나 보네요"라는 글이 올라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이크론 이직자 인터뷰 게시물의 댓글에도 "하닉이든 테슬라든 마이크론이든 이직 준비도 병행해야겠다", "경력 입사 호구자로서 잘 탈출하셨습니다" 등 현직자 반응이 이어졌다.

이렇듯 이직을 생각할 정도로 회사에 불만을 품는 이면에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가 있다. 삼성전자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연봉의 최대 50%로 제한하고 있는데, 노조는 이 상한 폐지와 산정 기준 투명화를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이유로 거부하며 3개월 넘게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성과급 규모가 비교되며 회사에 대한 불만은 점점 더 커져왔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까지 불발되자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고,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불만은 노조 안에서만 끓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조합원이 아닌 직원들 사이에서도 "파업 기간에 그냥 연차 쓰고 집에 있겠다"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으며, 실제로 파업 예정일 전후에 연차 신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누적된 불만이 조직 전반에 퍼져 있다는 신호다.

경영진도 처우 격차를 부인하지 않는다. 전영현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쟁사 대비 임금 경쟁력을 묻는 주주 질문에 "반도체 부문 경영성과가 저조한 시기를 겪으면서 성과급 지급률이 낮아져 임금 경쟁력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임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서 우수 인재를 유지하고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실적이 역대급으로 치솟는 와중에 핵심 인력이 경쟁사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교섭의 결과는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선 의미를 가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25일 실무교섭을 시작으로 26~27일 집중교섭에 들어간다.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4월 조합원 총집회와 5월 21일 총파업 일정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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