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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삶의 다양한 측면을 성찰하는 다채로운 연극 무대

윌리엄 셰익스피어 대표 희극 '좋으실 대로(As You Like It)'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 2021년부터 이어져 온 국립극장 무장애 공연 최초로 선보이는 코미디다. 한글 자막·음성 해설·수어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삶의 다양한 측면을 성찰하는 다채로운 연극 무대

삶의 다양한 측면을 건드려 관람객의 성찰을 유도하는 연극무대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립극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은 공동기획 연극 ‘사사로운 사서’를 오는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막 올린다. 국립극장은 연극 ‘당신 좋을 대로’를 오는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극단 돌파구가 오는 5월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홀 2관에서 루시 커크우드의 ‘아이들’을 공연한다.

한편, 모두예술극장은 스코틀랜드 퍼포먼스 ‘메커니즘’을 오는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국립극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공동기획 ‘사사로운 사서’

‘사사로운 사서’ 포스터. 이미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이 관객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은 낙원이 된다. 국립극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은 공동기획 연극 ‘사사로운 사서’를 오는 6월 20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막 올린다.

2026년 공동기획 작품으로 선정된 ‘사사로운 사서’는 홍수 피해를 입은 대도시의 한 공공도서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연극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4%, 관객만족도 점수 92점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높은 호평을 받았다.

과거 고등학교 건물이었던 북부 도서관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어느 여름날, 도서관의 보존서고가 침수된다. 보존서고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책들이 보관되는 곳. 어쩌면 버려질 날을 기다리는 이 도서들이 침수됐을 때 도서관 사서들은 폐기 대신 복원을 선택한다. 임시 휴관을 결정하고 도서 복구 작업에 착수하는 가운데, 사서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미세한 틈 속으로 새어 나온다.

‘사사로운 사서’는 숨 가쁜 세상 속에 느린 호흡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복원의 작업 과정을 따라가는 연극은 과거의 부채와 트라우마를 큰 사건 없이 마주하게 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도로 상처를 치유한다.

‘사사로운 사서’는 국립극단과 NOL티켓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사서자격증을 소지한 관람객에게는 40% 할인가의 특별 혜택을 제공한다.(문의 1644-2003)

국립극장 기획 ‘당신 좋을 대로’

‘당신 좋을 대로’ 포스터. 이미지 국립극장.

국립극장은 연극 ‘당신 좋을 대로’를 오는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대표 희극 ‘좋으실 대로(As You Like It)’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 2021년부터 이어져 온 국립극장 무장애 공연 최초로 선보이는 코미디다. 한글 자막·음성 해설·수어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무장애(배리어프리) 공연으로 제작된다.

셰익스피어의 ‘좋으실 대로’는 권력 다툼으로 추방된 공작의 딸 로잘린드가 남장한 채 아르덴 숲으로 도피하며, 인물들이 사랑에 빠지고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당신 좋을 대로’는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는 유랑극단을 콘셉트로, 원작에는 없는 해설자가 등장해 메타적으로 극과 관객을 잇는다. 총 7명의 배우가 극 중 20여 명의 등장인물을 멀티 배역으로 소화하며 전개를 이끌고, 배역 변화에 따른 변장과 빠른 역할 전환으로 경쾌하고 재치 있는 장면을 완성한다.

작품 속 수어는 접근성 보완을 위한 전달 수단을 넘어 희극적 장치로도 활용된다. 극 중 수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배우가 엉뚱한 수어를 표현해 오해와 어긋남이 발생하기도 하고, 수어 통역사가 이를 다시 음성언어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일괄 수어 통역이 아닌 배역별 전담 수어 통역사 4명을 배정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보다 밀도 있게 전달한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02-2280-4114)

극단 돌파구, 연극 ‘아이들’

‘아이들’ 포스터. 이미지 극단 돌파구.

극단 돌파구가 오는 5월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홀 2관에서 루시 커크우드의 ‘아이들’을 공연한다. 작품은 기후재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차이메리카’(2015), ‘웰킨’(2022) 등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영국 동시대 대표 극작가 루시 커크우드가 지난 2016년에 썼다. 같은 해 런던 로열 코트 씨어터에서 초연, 2017년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이어져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 후보에 올랐다. ‘아이들’은 현재도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슬로베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되며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극단 돌파구는 지난 2024년과 2005년 공연에 이어 이번 삼연에서는 캐스팅과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거대한 재난 이후에 남겨진 작고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 들여다본다. 풍요롭고 안전한 삶을 꿈꾸었던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이 만들어낸 세계의 균열 앞에 선 인간을 응시하고자 한다.

이야기는 60대 중반 은퇴한 핵물리학자 헤이즐과 로빈 부부가 함께 사는 해안가의 작은 외딴집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재난의 흔적이 남은 마을에서, 두 사람은 전기와 물을 아껴 쓰며 직접 농사로 자급자족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로즈가 28년 만에 급작스레 찾아오면서 이들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극 초반은 세 사람의 과거 인연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중심으로 몰고 가지만, 결말에 다다를수록 거대한 재난에 대한 상반된 입장과 삶의 태도가 충돌하며 긴장감과 묘한 내면의 변화가 점점 쌓여 간다. 작품은 인류가 맞닥뜨린 기후 위기 속에서, 과거의 결정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상상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묻는다.

‘아이들’ 예매는 NOL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4만5천원.

스코틀랜드 퍼포먼스 ‘메커니즘’ 모두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

‘메커니즘’ 포스터. 이미지 모두예술극장.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운영하는 모두예술극장은 스코틀랜드 퍼포먼스 ‘메커니즘(These Mechanisms)’을 오는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무대에 오르면 화려한 조명도, 세련된 무대 장치도 없다. 대신 철제 사다리, 이동식 작업대, 수십 리터짜리 물통 등 인테리어 공사 현장이나 일상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투박하고 익숙한 도구들이 놓여 있다.

84세의 퍼포머 크리스틴 타인(Christine Thynne)이 이동식 작업대 위에 천천히 누우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균형 잡기조차 쉽지 않은 좁고 긴 작업대 위에서, 루퍼(Looper, 소리를 반복·중첩해 쌓아 올리는 음향 장비)를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층층이 쌓아 리드미컬한 소리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윽고 무대 위 사물 하나하나에 다가가 교감하며, 각각의 도구들을 살아 숨 쉬는 공연의 파트너로 변화시킨다.

크리스틴 타인은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오랜 시간 '다른 사람의 몸'을 다뤄왔다. 정작 자신의 몸으로 무용을 시작한 것은 60대 후반. 이번 작품이 본격화된 것은 80세 이후다.

의학적 관점에서 노화는 신체 기능의 저하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노화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으로 질문을 던진다. "내 몸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수십 년간 타인의 몸을 이해해 온 감각, 그리고 달라진 자신의 몸과의 오랜 대화가 이 작품의 뿌리다.

거창한 서사 없이도 나이 든 몸, 장애가 있는 몸 등 우리 사회가 규격화한 기준에서 벗어난 ‘부족한 몸’을 향한 시선을 뒤집는다. 몸의 변화나 차이는 가능성의 축소가 아니라,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과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지점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은 60분간 진행되며, 관람권은 전석 4만원이다. 예매는 모두예술극장 누리집과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며, 휠체어석 및 단체 관람은 모두예술극장 유선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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