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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산업용 전기료 '낮↓밤↑'…석화·철강업계 "체감효과 없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화 흐름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자, 기업에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생산 활동을 늘리도록 유도해 전력망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이번...

산업용 전기료 '낮↓밤↑'…석화·철강업계 "체감효과 없다"

24시간 가동 특성상 시간별 조정 어려워

유가 급등에 전기료 인상 압력 커질 우려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9일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안을 내놨지만 전력 다소비 업종인 석유화학·철강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설비가 24시간 가동되는 연속 공정 산업 특성상 전력 사용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워 직접적인 요금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및 철강사들은 이번 전기요금 개편이 실제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으로 다음 달 16일부터 낮 시간대는 1kWh(킬로와트시)당 최대 16.9원 저렴해지고, 밤 시간대는 5.1원 비싸진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화 흐름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자, 기업에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생산 활동을 늘리도록 유도해 전력망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기업의 97%인 3만8000여곳의 전기요금이 kWh당 평균 1.7원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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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산업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제도 취지와 달리 석유화학과 철강 등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에서는 공정 특성상 가동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석유화학 산업은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핵심 설비가 고온·고압 상태에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구조다. 공정을 멈추거나 생산 시간을 특정 시간대로 옮기면 설비 안정성과 생산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가동 시간 조정이 어렵다.

철강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기로와 압연 공정 등 주요 설비가 대부분 연속 공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생산 일정을 시간대별 전기요금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오히려 에너지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업황 부진 속에서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며 원재료 비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실제 여천NCC는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한 공급 차질 여파로 일부 계약 이행이 어려워지자 거래처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료비 상승이 전력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전기요금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산업계가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이미 상당하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2년 이후 7차례에 걸쳐 약 70% 인상되며 전력 사용 비중이 큰 업계의 원가 부담을 크게 끌어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력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24시간 연속 공정 산업은 생산 시간을 전기요금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산업별 대응 여지가 제한적인 만큼 업종 간 형평성 문제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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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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