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난 상황에서 가장 안전해야 할 대피소가 오히려 위험하다면 어떨까요?
최근 거제 산사태 이후 대피소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부산의 산사태 대피소, 취재진이 확인해 봤더니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경남 거제 산사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사태 대비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부산의 산사태 대비는 어떨까.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백양산 자락입니다.
집중호우에 토사 유출 우려가 높은 곳.
그런데, 산사태가 나면 주민들은 산쪽으로 대피를 해야 합니다.
대피소가 산으로 둘러싸인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인근 상인 : "(대피소로) 올라가다가 떠내려오지 싶은데 반대로. 일단 올라가려면 오르막인 데다가 산이 있는데."]
또 다른 산사태 취약지역인 부산의 한 사유림.
2009년 집중호우 당시 암석과 고사목 등 150톤가량이 쏟아졌던 곳입니다.
이곳의 대피소 역시, 산자락과 맞닿은 학교입니다.
[인근 주민 : "(대피소로) 올라온다는 것은 오히려 산사태 속으로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죠."]
더구나 산 아래에 사는 주민들은 산사태가 우려될 때 산과 가까운 이곳 학교까지 올라와야 합니다.
이런 대피소가 안전하냐는 질문에 더 황당한 설명이 돌아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강당하고 운동장만 (대피소로) 지정을 해놨거든요. 왜냐하면 학교 본관 건물 자체가 산사태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부산의 산사태 대피소는 2백여 곳.
대피소의 안전성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통계 관리만 하고 있고요. 실질적으로는 구에서 다 관리를 하고 시행하고 있죠."]
안전한 대피소의 입지 기준도 모호합니다.
산림청 지침에는 '안전한 곳'을 대피소로 지정한다는 원칙적인 내용만 담겨 있을 뿐, 피해 범위와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정진교/부산과학기술대 화학공학과 교수 : "토석류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지형에 따라서 이게 또 산사태로 크게 번지는지 그런 것들은 관계 없이 그냥 지정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좀 더 시스템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사태 위험을 막아줄 실질적인 안전지대가 될 수 있게 대피소 입지와 안전에 대한 세심한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박상현/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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