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CSSO 대표 선임…안전경영 전사 전략 격상
현대건설, 외국인·협력사 중심 현장형 프로그램 확대
AI·VR 등 디지털 안전장비 도입 경쟁 본격화
사고·규제 압박 속 ‘점검→구조개편’ 패러다임 전환
김태진 GS건설 사장(사진 왼쪽)이 2026년 4월 17일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해 안전점검하고 있다. / 사진=GS건설
건설업계의 안전경영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안전을 현장 실무 차원의 관리 항목에 머물게 하지 않고 대표이사 의사결정과 조직개편, 협력사 관리, 외국인 근로자 교육, 스마트 장비 도입까지 포괄하는 전사 차원의 경영 과제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20일 GS건설에 따르면 김태진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첫 안전경영 행보로 16일부터 17일까지 대구·경북 지역 GS건설 현장을 방문해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GS건설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CSSO(Chief Safety Strategy Officer·최고안전전략책임자)인 김 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하고 안전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격상한 바 있다.
이달 1일에는 CSSO 산하 조직을 안전 전략 부서와 현장 지원 운영 부서로 분리했다.
외부 전문기관 안전보건 컨설팅, 용인 안전혁신학교 재정비, 착공 초기 안전 검토 강화, 협력사 안전진단 컨설팅 지원 등도 추진한다. 현장 점검을 넘어 조직과 제도 자체를 안전 중심으로 다시 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안전은 단순한 관리 항목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조직, 제도, 현장 실행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안전경영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이날 현장 밀착형 안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본격 운영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프로그램은 중소 협력사와 외국인 근로자를 아우르는 교육·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마트·AI(인공지능) 기술 기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용 차량과 VR 기기를 활용한 ‘찾아가는 안전문화체험관’, 22개 언어로 제공되는 모바일 기반 ‘타임아웃톡’, 외국인 리더 4명을 선발해 현장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외국인 리더제’,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다국어 안전 현황판’, 협력사 대상 리더십 교육과 컨설팅, AI 기반 안전장비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16일 광명11R 재개발 현장에서 근로자 30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안전문화체험’ 교육도 실시했다.
이 같은 안전 경영 강화 배경에는 대형 건설사들을 둘러싼 잇단 사고와 감독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로부터 2024년 2월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현대건설도 2024년 2월 천안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 1명이 40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대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가 8번째라고 밝혔다.
올해 1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 명단 공표에서 GS건설과 현대건설은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다시 공표 대상에 포함됐다.
다른 건설사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월 전국 50여개 현장에서 ‘안전·품질 경영 선포식’을 열고 선포식 직후 전 현장 노사 합동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달 중앙대학교와 ‘심리학 기반 위험인지·현장 안전성 증진’ 연구 협약을 맺고 안전관리 범위를 심리·행동 영역으로 넓혔다.
업계 전반의 기조도 비슷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공식 안전보건방침에서 협력회사의 산업재해 예방 역량 제고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DL이앤씨도 안전보건경영방침에서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안전관리 고도화, 근로자와 협력업체가 주체가 되는 안전활동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대형사들이 공통적으로 협력사, 데이터, 예방 중심 체계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건설업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286명으로 전년보다 3.6% 늘었다.
정부는 올해 2월 건설공사 안전관리계획서 작성 매뉴얼을 개정해 평균 4000쪽에 달하던 계획서를 500여쪽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현장 위험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안전경영 경쟁이 이제 ‘몇 번 점검했느냐’보다 ‘대표체계, 협력사 평가, 외국인 근로자 소통, 디지털 장비, 행동 기반 예방까지 얼마나 구조적으로 바꿨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 근로자들이 ‘찾아가는 안전문화체험관’ 교육에 참여해 VR 장비를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로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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