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홍(왼쪽) 러빙핸즈 대표가 12일 경기 수원 수원성교회에서 열린 ‘2026 사회선교 콘퍼런스’에서 러빙핸즈의 일대일 멘토링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중년 여성과 10대 청소년이 마라탕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가족은 아니지만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자연스럽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캐릭터 ‘퉁퉁퉁 사후르’와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에 여성은 웃으며 귀를 기울인다. 12일 경기 수원 수원성교회(이경희 목사)에서 열린 사회선교 콘퍼런스의 한 부스에서 흘러나온 영상 속 모습이다. 두 사람은 취약가정 청소년과 성인 멘토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러빙핸즈(박현홍 대표)를 통해 만났다.
박 대표는 사회선교를 교회에서 고백하는 신앙을 삶의 관계 속에서 드러내는 일로 봤다. 그에게 그 실천은 누군가를 돕는 대상으로 삼기보다 조건 없이 친구가 돼주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게 아니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줘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 조건 없이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청소년은 자신을 오래 돌봐준 멘토에게 “선생님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사회 문제에 어떻게 참여해왔는지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의 실천을 고민하는 자리였다. 성서한국(이사장 구교형)과 수원성교회(이경희 목사), 광교산울교회(윤철규 목사)가 ‘제1회 2026 사회선교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한 이 자리에는 살림(센터장 유미호), 희년함께(상임대표 김재광), 기후위기기독인연대(공동대표 김영준·문형욱) 등 8개 단체와 2개 교회가 참여했다.
이어진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박득훈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이사장은 사회선교를 “하나님의 뜻이 이 땅의 모든 영역에서도 실현되도록 기도하며 실천하는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이사야 6장 8절의 “내가 누구를 보낼까”를 인용하며 하나님은 명령을 수행할 종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공감할 친구이자 동역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이수연 새맘교회 목사, 박현제 광교산울교회 사회선교부장, 남기업 수원성교회 사회환경선교부장이 각 교회의 사회선교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광교산울교회(윤철규 목사)는 사회선교 참여의 문턱을 낮췄다. 성도 3명만 뜻을 모으면 동아리를 만들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외국인 유학생 한글 교육과 환경 활동, 수원역 노숙인 케밥 나눔 등이 이어졌다. 박현제 사회선교부장은 “가장 큰 원동력은 자발적으로 시간과 물질을 내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성교회(이경희 목사)는 “왜 우리 교회는 해외선교에만 열을 올리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사회선교사 제도를 시작했다. 남기업 사회환경선교부장은 사회 현장에서 일하던 활동가들이 생활고로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워지는 모습을 보며 해외 선교사를 지원하듯 이들도 교회가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7명의 사회 선교사들은 부동산 개혁과 기독교 환경운동, 다문화·인권·빈민운동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수연 새맘교회 목사는 사회선교를 교회의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교회가 세상 속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는 2014년부터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하고 5년째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기도회에 참여하는 등 사회의 고통이 있는 현장에서 오래 관계를 맺어왔다. 이 목사는 사회선교를 “타자의 삶 가까이 다가가 그의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맺으며 이웃이 되어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학생회(IVF) 대전중부 사회선교부 학생 7명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박예담(19)씨는 사회선교 단체들의 활동을 직접 보고 시야를 넓히기 위해 참석했다. 박씨는 “오랫동안 관계를 쌓아가는 활동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꾸준히 관심을 갖고 한두 단체라도 후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글·사진 김연우 기자 y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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