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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복지, ESG로 진화하다] 요양시설의 탄소중립 도전기

칼럼니스트 프로필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사회복지, ESG로 진화하다] 요양시설의 탄소중립 도전기

[한국강사신문 나동준 칼럼니스트] 돌봄은 따뜻해야 한다. 그러나 그 따뜻함을 유지하는 방식이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들고 있다면, 우리는 돌봄의 의미를 다시 물어야 한다. 요양시설은 어르신의 삶을 지키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냉난방과 급탕, 세탁, 급식, 환기, 위생관리가 24시간 멈출 수 없는 생활 인프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이를 불가피한 운영의 조건으로 받아들여 왔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에는 그 불가피함마저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왜 하필 요양시설의 탄소중립인가.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0.3%에 이르렀고, 앞으로 돌봄 수요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요양시설은 더 이상 일부 가정의 선택지가 아니라 초고령사회를 떠받치는 핵심 복지 인프라가 되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돌볼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돌볼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요양시설 밖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폭염, 홍수, 감염병, 식수와 식량 불안정, 정신건강 악화 등 기후변화의 건강영향이 노인과 기저질환자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고 경고한다. 결국 요양시설에서의 탄소중립은 환경보호를 넘어 건강권과 안전권의 문제다. 여름철 폭염에 견디는 실내환경, 재난에 흔들리지 않는 운영체계,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은 모두 어르신의 생명과 직결된다. ESG의 ‘E’는 단지 전기요금을 줄이는 관리기법이 아니라, 취약한 생명을 지키는 돌봄의 조건이어야 한다.

실천의 출발점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다. 에너지 사용 구조를 바꾸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노후 창호와 단열을 개선하고, 고효율 냉난방기와 보일러로 교체하며, 조명과 환기 설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과 비용을 함께 줄일 수 있다. 정부가 건물 부문 탄소감축의 핵심 방향으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대와 그린리모델링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양시설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신축 시설은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성능을 높여야 하고, 기존 시설은 단계적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

운영 문화의 전환도 중요하다. 친환경 구매, 종이 사용 절감, 분리배출 체계화, 음식물쓰레기 감축, 종사자 교육과 참여는 작아 보이지만 탄소중립을 일상으로 바꾸는 실천들이다. 이미 장기요양기관을 위한 친환경·탄소중립 실천 안내서와 우수사례가 보급되고 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신호다. 중요한 것은 이를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내지 않고, 시설 평가와 운영 기준 속에 지속가능성을 제도화하는 일이다.

이제 정책이 답해야 한다. 요양시설의 탄소중립을 개별 기관의 선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장기요양기관 평가에 에너지 효율, 자원순환, 친환경 구매, 종사자 참여 같은 지표를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고효율 설비 교체와 그린리모델링에 대한 재정지원과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대상 에너지효율개선 지원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를 요양시설의 특성에 맞게 더 촘촘히 연계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은 비용을 늘리는 규제가 아니라, 돌봄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돌봄의 본질은 사람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오늘의 돌봄이 내일의 환경을 해친다면, 그 돌봄은 끝내 오래가지 못한다. 초고령사회가 깊어질수록 요양시설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 시설이 얼마나 친절한가만이 아니라, 얼마나 지속가능한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요양시설의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 돌봄의 기준이다. 늦을수록 비용은 커지고, 빠를수록 변화는 작지만 단단해진다. 지금 요양시설이 탄소중립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나동준 칼럼니스트는  디지털전환교육원 수석연구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생성형 AI와 사회복지 디지털 전환의 접점을 개척하는 혁신가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C 공인코치, 경영지도사(인사조직관리) 자격을 갖추고 있다.

ChatGPT 활용 전략부터 ESG 경영, 스마트워크, 조직 활성화, 감정경영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강의를 진행중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50플러스센터, 국내외 대학·복지기관, 각종 협회 및 기업 현장을 무대로, 맞춤형 솔루션과 실전형 워크숍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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