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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스포칼립스의 공포, 'AI와 AI의 대결'

카카오벤처스에서도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와 아람코가 투자해 만든 사우디아라비아의 AI업체 휴메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사스포칼립스의 공포, 'AI와 AI의 대결'

SK텔레콤 직원이 1인 1 AI 에이전트를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AXMS'를 살펴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그동안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사스)'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사스란 인사, 재무, 영업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다달이 돈을 내고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구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고 기업 내부에 개발팀이 없어도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어도비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부상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사스 위기론이 불거지며 '사스포칼립스'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사스포칼립스란 사스와 종말을 뜻하는 아포칼립스(apocalypse)의 합성어다.

이유는 인공지능(AI) 때문이다. 필요한 내용을 이야기하면 알아서 소프트웨어까지 만들어주는 AI 에이전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갑자기 사스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SK텔레콤은 직원들이 필요한 AI를 직접 만들어 쓰는 1인 1 'AI 에이전트'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카카오벤처스에서도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와 아람코가 투자해 만든 사우디아라비아의 AI업체 휴메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기업의 모든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AI 에이전트 집합체 '휴메인 원'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이를 'AI 매니저'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해외 출장을 갈 때 일정 설계부터 예산 수립, 항공권과 호텔 예약 등을 여러 부서를 거치며 진행했지만 휴메인 원에서는 AI와의 대화창에 출장 기간과 목적을 알려주면 여러 AI 에이전트가 달라붙어 처리한다. 사람은 결과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을 사스 업체들도 물론 잘 알고 있다. 미국 IT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의 증권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7개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위험요소로 지목했다. AI 에이전트가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사스 업체들도 각자 개발한 업무용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도입하느라 바쁘다. 결국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AI 에이전트와 기존 사스에 AI 기능을 붙이는 'AI와 AI의 싸움'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AI 에이전트에 밀려 점점 더 구직이 힘들 수 있다. 그렇다면 개발자의 역량이 바뀌어야 한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개발자가 앞으로는 AI 에이전트의 설계부터 결과물 검증, 오류 수정 등 판단과 결정의 영역을 맡아야 한다. 즉 AI 에이전트를 관리·감독하는 일로 옮겨야 한다. 여기에 맞춰 정부에서도 교육 과정 개발 등 인재 양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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